그림 감상이 좋은 이유 3가지

『모나의 눈』이 알려준 천천히 보는 법

by 에세이가주

할아버지와 손녀의 미술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모나의 눈>을 읽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를 위해 하루에 딱 하나의 그림을 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데 할아버지의 말이 좋아 오래 머물며 생각하고 있어요.

1부에서는 루브르 미술관에 있는 그림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많은 작품 중에 하루에 하나씩 그림을 감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최근 아들과 함께 미술관을 다녀왔어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라는 주제로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 전시를 하는 세종문화회관에요. 아들에게 가기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보는 그림 중에 딱 하나만 골라서 왜 마음에 드는지 엄마랑 이야기해 볼까.



전시를 보기 전 도슨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기별로 중요한 그림의 특징, 전시에서 꼭 봐야 할 그림과 특징, 뒷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들도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더라고요.

제가 좋아하게 된 뷔야르와 보나르 그림도 있었고요. 책에서 봤던 수잔 발라동의 그림, 모네 건초더미의 초기작, 모딜리아니 그림도 볼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 아들이 뽑은 그림은 보스의 그림입니다. 미술관 숍에서 보스의 엽서를 사서 돌아왔어요. 책상 앞에 붙여놓고 일기를 쓰더라고요.

(보스의 그림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도슨트 선생님이 이 그림은 보기 힘든 그림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감상할 기회가 별로 없을 거라고. 그래서 이 그림을 뽑았다... 대략 이런 ㅋㅋ)

저는 그림 속 스토리를 상상해 보라 말했지요. 이 사람들이 뭘 하고 있을까. 보스는 어느 시대 사람일까. 보스가 그린 다른 그림은 뭐가 있을까 등등.



그림을 감상하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될까요.



1. 천천히 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하루에 딱 하나의 그림만 보게 한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우리는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림 앞에 서면 멈춰야 해요. 천천히, 오래, 깊이 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요. 티치아노의 어두운 그림 속에서 류트 연주자를 발견하고, 님프를 발견하고, 마침내 음악까지 들은 것처럼요.


2. 상상력이 자유로워집니다. 그림은 정해진 스토리가 아니에요. 소설처럼 작가가 모든 걸 설명해주지 않아요. 우리가 채워 넣어야 하죠. 보스의 그림 앞에서 "이 사람들이 뭘 하고 있을까" 상상하는 그 순간, 우리의 상상력은 몇백년 전 화가의 상상력과 만나는 거예요.


3.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림은 우리에게 "더 깊은 것들을 상상하게 하는 놀라운 자극"을 줘요. 일상에서 지나쳤을 아름다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발견하게 하죠. 그래서 그림을 본 후에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요.


이렇게 쓰고 보니 그림 감상과 글쓰기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천히 보고, 상상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기를 수 있잖아요.


오늘도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붙잡아 내 마음에 남기는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