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끝나간다. 연말이면 차분하게 한 해를 (약 오 분간) 돌아보고, 새해의 (다이어트, 자격증 공부, 운동이 기본값인) 계획을 세우며, 각종 주전부리와 함께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을 번갈아가며 보다 보신각 종소리를 BGM 삼은 연예인들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맞이하는 게 국룰 아니었던가. 나라에 굵직한 사건이 연달아 터지니, 한 해를 떠나보내는 내 마음도 시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감사한 일이 많았다.
일단 온 가족이 한 해를 무탈하게 마무리 한 점이 감사하다. 나이가 들수록 나 자신의 건강도 그렇지만 부모님 걱정이 많이 된다. 다행히도 아직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이 없는데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마음의 준비는 해야 할 것 같아 서글프다. 조금 더 오래 건강하게 내 곁에 머무실 수 있기를. 혈기왕성한 두 아이도 특별히 아픈 곳이나 다친 곳 없이 지나가줘서 감사하다. 저질 체력은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든 버텨준 나 자신에게도 감사하다(대견하다 나 녀석!).
작고 하찮은 월급이지만, 딱히 어려운 일도 유난히 나쁜 사람도 없는 직장이 있음에도 감사한다. 브런치에 올린 글 대부분이 회사에서 완성되었다. 내년에도 별 탈 없는 월급 루팡을 꿈꿔본다(꿈은 이루어진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서 내 여유시간이 많아진 점도 감사한다. 덕분에 올 해에는 연극과 영화, 뮤지컬, 전시회, 음악회 등을 실컷 볼 수 있었다. 그동안은 어차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취미 생활을 즐기고픈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해왔지만, 역시 예술은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 올해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은 것을 보며 확신했다. 더불어 글감도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놀랍게도 '직장인의 가성비 문화생활'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새로운 지식들을 많이 얻은 것도 감사한다.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AI와 관련한 정보들을 배웠고 종종 써먹기도 한다. 주위 지인들이 알려준 육아정보와 투자정보도 도움이 되었다.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 새해에는 배운 것을 더 많이 적용해보고 싶다.
읽고 쓸 수 있음에도 감사한다. 도전에도 망설임이 없지만, 아니다 싶으면 포기도 빠른 내가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보잘것없는 글을 읽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 덕분이다. 얼굴 한번 뵌 적 없지만 내적 친밀감만큼은 죽마고우인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렇게 감사한 일이 많았던 한 해여서 감사하다. 2025년에도 감사할 일이 많은 날들이 이어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