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근의 여파인지 기운 없는 아침이다. 밤샘도 끄떡없던 젊은은 사라진지 오래다보니 야근 한번 하고나면 한동안은 피곤함이 가시질 않는다. 과도한 업무와 불규칙한 생활로 지친 현대인을 위한 종합비타민제가 떡하니 책상 앞에 있지만, 좁은 목구멍을 지나갈때 할퀴는 느낌까지 주는 웅장한 사이즈의 알약이 대단한 효능을 보여주진 않는다.
야근의 부작용은 피로 뿐이 아니다. 이른바 야근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귀가 후 늦은 밤 음주나 과식, 쇼핑으로 이어지기 쉽다. 어젯밤엔 냉장고 김치칸에 차갑게 보관된 캔맥주의 유혹을 이겨냈지만, 일본산 네이비 스웻셔츠를 찾아보느라 잠자리에 늦게 들었다. 나약한 자신의 의지를 탓해보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지나친 자기비난에 빠질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차가운 맥주 한 잔, 명품도 아닌 스웻셔츠 한 장을 소비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기 보단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차라리 맘 편하다. 피할 수 없는 야근이라면, 야근 후 적당한 자기보상도 나쁘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