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작 거리다가 사지 못한 아이템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천추의 한’이 되어 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중에 특히 기억나는 것은 스탠포드 대학교 로고가 새겨진 룰루레몬 백팩이다. 때는 2022년 5월, 오랜만의 미국 출장이였고 잠시 시간이 생겨 스탠포드 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했다. 최고의 명문이자 타이거 우즈가 골프 장학생이였던 곳이라 캠퍼스 안에 있는 골프 코스도 슬쩍 둘러보고는 마지막으로 기념품 샵에 들렀다. 아크릴 안에 학교 로고가 프린트된 키링 2개만 건져서 나가는 길에 스탠포드 로고가 박힌 룰루레몬 백팩을 발견했다. 스탠포드와 룰루레몬 로고의 만남이라니! 바로 계산할 뻔 했지만 $140이 적힌 가격표, 훌쩍 올라버린 달러 환율과 세일즈 택스 등을 생각하니 합리적인 소비는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쇼핑 욕망을 이겨냈다는 뿌듯함으로 샵을 나섰지만, 귀국길 내내 그 가방이 생각났다.
아니 내가 언제는 헐벗고 굶주려서 뭔가를 샀던 것인가! 글을 적다보니 뒤늦게 깊은 후회가 다시 밀려온다. 아무래도 미니멀리즘은 다음 생에 시도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