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인생소설의 주인공이라서

Outro

by Kyum

안녕하세요, 은겸입니다. 브런치북 <인생소설>의 취지에 대해 소개하고 앞서 나온 이야기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만약 내 인생을 소설로 쓴다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소설 속에서 나는 어떤 캐릭터일까? 그런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앞서 보여드린 아홉 편의 인생소설 단편입니다.


인생소설은 제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 형식으로 쓴 에세이입니다. 소설 형식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단편의 완결성을 위해 일부 단편은 상황과 사건의 일부를 각색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등장 인물과 여러 번 나눈 대화를 한 번의 대화로 요약했다던가(수영 언니의 비밀), 몇 년동안 있었던 일을 1년 동안 있었던 일로 함축하여 상황을 재구성하기도 했어요.(두 번의 겨울, 내가 있던 자리) 다만 이야기의 흐름 속에 주인공의 감정만은 그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리며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했습니다.


인생소설은 20대 때 음악 하겠다며 멋 모르고 찾아간 라이브 클럽에서 저를 받아주고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무대를 내어주신 라이브 클럽의 고마운 사장님, 전시를 보러 가는 길에 만나 친구가 된 강아지, 통영 터미널 역 앞에서 미래사까지 저를 데려다준 택시기사님과의 세월호 이야기 등 누군가와의 만남 혹은 만남을 통해 나눈 대화가 가져온 제 내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과거의 일을 떠올려야 해서, 사실 때로 작업이 많이 고통스럽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만약 이런 시도가 아니었더라면 그날들이 어떤 의미로 제 안에 남았는지 영영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었기에, 브런치북 발행을 결심함으로써 글을 남기는 계기가 생긴 것을 참 다행스럽고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 쓰고 보니 의도한 건 아닌데 단편들에 '상실'이라는 공통의 소재가 보이더라구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하나씩 완성할 때마다 마음 속이 뭔가로 가득 차는 듯 했어요. 그러니까 이 글을 쓰는 과정이 저에겐, 잃어버린 것들의 빈 자리를 애도하고 그 자리에 따스한 온기가 스며들 수 있도록 스스로를 보듬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저는 글이란 것이 어떤 순간의 빛나는 역동성을 예리하게 포착해 영원으로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이제 여기에, 저의 마음을 두드려 하나씩 써 내려가며 엮은 아홉개의 영원한 순간을 놓아둡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 발 나아가 계속해서 세상과 소통하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축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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