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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May 13. 2019

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다



알고 있는 것을 떠올리도록 도와야 한다

플라톤은 『메논』에서 “정상적으로 배운 것이라고는 별로 없을 것이 뻔한 한 소년을 상대로” 기하학적인 해답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그린다.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앎이 생길 때는, 이는 상기함이라는 이 점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시미아스에게 묻는다. 플라톤에게 있어 영혼은 이데아에서 왔기 때문에 영혼은 어떤 과정들을 거치면 이데아에서 있었던 것을 기억해 낼 수 있다. 나는 여기에서 관상하는 삶이나 플라톤의 영성이나 종교적인 부분을 다루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수업을 하면서 느낀 놀라운 점에 이야기를 하려고 플라톤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논술 수업을 90분으로 정해놓고 진행하는데,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 우리는 텍스트에 대해서 분석을 하거나 배경지식을 다루는 일에는 거의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험에서 어떤 텍스트가 나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텍스트를 다루는 것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에 문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데, 나는 그 작업을 절대로 혼자서 하지 않는다.



수업은 공동의 프로젝트이다

내가 하는 작업은, 여기에서 교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작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내가 학생들과 공동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많은 교사가 그러하듯이 나 또한 해답을 보고 수업을 준비한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대학교에서 기출문제에 대한 해제를 보고 학생의 수준에 맞추어서 “이끌어 내는” 일에 집중을 하는데, 그 점에서 놀라운 점을 발견한다.


“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다.” 문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텍스트를 읽어왔겠는가? 상상해보라. 초등학교 이전부터 활자를 익힌 학생이라면, 그리고 정상적인 범위에서 교과과정에 어느 정도 충실한 학생이라면 이제까지 읽었던 텍스트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수학이라는 과목에서 논리를 익혔기 때문에, 아무리 수학에 젬병이라고 할지라도 산술적인 연산은 가능하므로 글을 분석하는 데에는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가이드라인 분석을 함께 한다

대부분의 것을 알고 있으므로, 내가 하는 작업은 학생들의 질문과 이야기를 듣고 방향을 정해주는 일에 한정된다. 기출문제의 “문제”를 보고 그것을 어떻게 따라갈 것인지 알려준다. 그리고 문제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이 무엇인지 분석한다. 교사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고, 학생의 수준에 맞는 수업 진행하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





결론

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다. 교사는 그것을 끌어내는 작업을 함께 한다.


요약

플라톤은 앎이 알고 있는 것을 떠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은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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