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aytowin May 13. 2019

그래서 너는, 그 예제 다 풀어봤니?

아마 그렇다는 대답 못할 걸?



예제를 모두 다룰 수 있을까?

유명한 학원 강사들이 낸 책들을 보자. 엄청난 양의 배경지식을 다룬 책으로 편집되어 있다. 그런데, 그것을 한 번의 수업에서 소화해 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일 년 동안 꾸준히 그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한다고 하면, 책의 내용을 수업 시간에 모두 다룰 수 있을까?


그 책은 한 사람의 강사가 모두 집필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에 그 사람이 혼자서 그것을 집필했다면, 그 사람은 초인일 것이다. 엄청난 레버리지를 모두 감당한 전설에 가까운 사람. 분명 어시스턴트들이 있다. 그런 작업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적어도 그 책이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진행되었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대입 논술 준비는 기출문제로

대입 논술은 기출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여러 차례 이야기한 것처럼, 대입 논술은 배경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배경 지식을 머릿속에 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설사 그것을 머릿속에 담았다고 할지라도, 그 지문이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 나올 거라는 신념은 터무니없는 망상에 가깝다. 확률에 목숨을 거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비슷하게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다면 왜 학원에서는 기출문제를 다루지 않을까? 왜 교재를 만드는 것일까?

내 생각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기출문제를 다룰 수가 없어서

둘째는 기출문제보다는 교재 수익이 필요해서



지식이 아닌 교재를 팔았던 교수

내가 예전에 대학원을 다닐 때, ‘가제본’ 된 책을 교재로 ‘팔았던’ 교수가 있었다. 나는 그 책이 너무나도 싫었는데, 가장 싫었던 이유는, 자신이 석학도 아닌데 자신의 교재로 수업을 한다는 점이었다(나는 로니 콜먼이 들어 올린 바벨을 내가 떠안은 것과 충격을 느꼈다). 대학원이라면 그 분야에 석학인 사람의 단행본이나 논문을 선택해서 현재의 흐름과 과거의 논의 과정을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정식 출간된 책도 아닌 가제본을 무려 1만 원이 넘게 받고 팔았다. 생각해보라. 출판사에 정식 출간을 하면 저자는 책 값의 10~20%를 인세로 가져간다. 그런데 그 교수는 출판사에 정식 등록을 하지 않은 책을 인쇄하고는 책값을 전부 가져갔다. 이 정도면 사기꾼의 사기에 가까운 수작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교수는 조교를 시켜서 어느 사람이 책을 샀는지 사지 않았는지 체크했다. 만약에 책을 사지 않는다면? 학점의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게 졸업에 유리하다고 여기는 것이, 이성적인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은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그냥 그 책은 사야만 했다(책 사진을 찍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찾지 못했다. 아마도 책장을 정리하면서 버린 것 같다).


학생들은 어떨까? 책을 사야만 하겠지. 다른 선택이 없다. 그리고 유명한 강사의 이름과 서문이 적혀 있는 곳에서 동기를 유발할 만한 요소를 찾으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렇지만 미안하다. 그곳에는 당신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단연코 없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하자

대학교에서는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때에는 학교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공부를 할 수는 있지만, 인쇄물로 인쇄해서 편집을 가하거나 교정을 하기에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학교의 허락을 맡아서 진행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하면, 기출문제가 중요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기출문제를 다룰 수가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결론

있어 보이게끔 하는 작업은 이제 하지 말자. 그리고 나의 시간을 사용하지 말자.


요약

대입 논술은 기출문제를 푸는 것만이 정답이다.

책값으로 쓰는 돈은 낭비하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