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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Feb 19. 2023

창밖으로 나갈 용기

저는 고전 텍스트로 주로 수업을 하지만, 신간도 꾸준히 살펴봅니다. 좋은 책들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입니다. 책을 30권 정도 사면, 1권 정도 수업에 사용할 수 있는 책을 발견합니다. 꽤 높은 확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좋은 책들이 신간으로 많이 나옵니다.


올해 초에 구입해서 수업을 준비하려고 한 책이 있습니다. 제목은 「창밖으로 나갈 용기」입니다. 주인공 아슬란은 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사람인데,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 것은 그를 집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죠.


괵닐 외즈쾨크, 「창밖으로 나갈 용기」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제를 찾아야 하는데, 제목 때문에 주제를 찾는 데에 애를 먹었습니다. 원제는 'The Invisible Window'인데, 번역을 하면서 '창밖으로 나갈 용기'로 바꾸었습니다. 원제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관대합니다. 그렇지만 주제 찾기에 도움을 주지 않는 번역은 좀 부담스럽습니다.


이 책은 제목 때문에 용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용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닙니다. 책은 어떻게 아슬란이 집밖으로 나오게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가 집밖으로 나오게 된 것은 어떤 소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함께 놀아주는 친구가 없어서 우울한 소녀



아슬란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니, 소녀는 창밖에 있어야만 해. 거리에, 공원에, 놀이터에...
걷지 못하고, 뛰지 못해도... 빗방울이 머리카락을 적시며 흘러내리고,
바람이 삶에 앉은 먼지들을 날려 보내야 해.
손으로 나무 몸통을 만지고,
귀로 자연과 사람들이 해 주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해.



자신도 불편하지만,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아슬란을 집밖으로 나오게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의 주제는 '타인을 위한 배려가 행복을 가져온다.'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주제를 찾는 과정은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토론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데, 나의 아이디어를 사용해 상대를 끌어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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