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논술 시험에서는 문장력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문장을 사용하면 5% 이하에서 가산점을 주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교과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문장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교과과정에서는 토론을 하는 수업이 없으며, 수사학을 배우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에서 <아메리카 갓 탤런트>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쇼츠를 가끔 보는데요, 심사위원들이 하는 언어가 정말 대단합니다. 깜짝 놀랍니다.
예를 들어서,
"정말 훌륭합니다. 기가 막히네요."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이 재능으로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때까지 제가 참고 기다릴 수 있을까요?
와 같이 말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수사학적인 방식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교과과정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수사학적인 전통이 있습니다. 아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질서론』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수사학자였습니다.
사람이 자기를 알려면 훈련을 쌓으면서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큽니다. 즉, 감관으로부터 멀어지고, 정신을 가다듬어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기 자신 안에 정신을 붙들어 두어야 합니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일상생활의 과정이 초래하는 온갖 상념의 상처를 고독孤獨으로 지져 버리거나 자유 학예自由學藝로 치료해야 합니다.
"온갖 상념의 상처를 고독으로 지져 버리거나 자유 학예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은 수사학적인 표현입니다. 한국어 작품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수시 논술 시험은 대한민국 교과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보는 시험입니다. 그러므로 문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