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JP모건에서 3년 가까이 일했는데, 40시간 이상의 시간 외 근무를 하지 않은 달이 없었다. 특별한 몰입이 필요한 일이었으므로 장시간 집중해서 일했다.
은행을 떠날 무렵, 나는 단련되고 노련한 일 중독자였다. 자랑삼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성공한 원인이 엄청난 지능 덕분이 아니라 투철한 직업 정신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래 일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했다.
일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은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s)의 정신과 닮았다. 무엇이든 인생에서 할 가치가 있는 것은 지나치게 할 가치가 있다. 절제는 겁쟁이들을 위한 것이다.”
— 어떤 금융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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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으며 제 경험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제 일에 열정적으로 몰입했을 때, 더 많은 일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일들은 처음에는 버겁게만 느껴졌지만, 결국 저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하나의 일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이 일에 의해 단련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가 나를 훈련시키는 과정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일이 많아질 때마다 두려움보다는 기대를 품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안에 잠들어 있던 힘이 깨어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절제와 균형의 중요성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어떤 한 시기에, 압도적인 몰입이 우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주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지나온 뒤의 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압니다. 일이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를 단련시키고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한 훈련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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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통찰은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글쓰기 역시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몰입의 훈련장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하나의 작품을 붙잡고 끊임없이 읽고 쓰며 고쳐 나갈 때, 그 몰입의 과정이 결국 학생 자신을 바꾸어 놓습니다.
저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늘 말합니다. 독서와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몰입해서 끝까지 쓰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요. 그렇게 자기 한계를 넘어선 순간,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에게 일이 그랬던 것처럼, 학생들에게 독서와 글쓰기가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몰입의 시간은 힘들지만, 그 시간을 지나온 뒤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