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수시 - 자소서와 관련하여 (2/2)

by Essaytowin


자소서 작성을 도와주는 기간이 끝났다. 이번에는 8명의 학생의 자소서 작성을 도왔다. 일반고 3명, 특성화고 1명, 특목고 학생 4명(홍대를 준비하는 학생이 2명 있어서 미활보-미술 활동 보고서 작성은 27일(금)에 다시 시작한다). 학교에 따라서 작성하는 기간은 며칠 더 남아있기도 하지만, 나는 원서 접수를 마무리하는 기간에 맞추어서 자소서 작성을 마무리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조금 일찍 끝내면 부담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좋다.




일반적인 자소서 작성 방법

자소서 전문 학원이나 과외에서 진행하는 자소서 작성 방법은 비슷한 것 같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개요 작성 - 첨삭


자소서가 어떤 글인지 알려주고, 특정한 형식이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가장 먼저 개요를 작성한다. 생기부를 바탕으로 쓸 거리를 확인하고, 글을 어떤 순서로 작성해야 하는지 지도해 준다. 개요에 맞추어서 생기부의 정보를 녹여내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 작업이 끝나면 글을 매끄럽게 바꾸는 작업을 진행한다.


학생과 교사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첨삭인 것 같다. 왜냐하면 첨삭을 받은 학생은 자신의 글이 더 좋아졌다고 느끼고,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교사는 학생의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켰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첨삭을 더 좋은 매끄럽고 잘 쓴 글을 만들기 위한 작업으로 생각한다.


아래 사진은 김과외 앱에 올라온 것 문의 내용이다. 문과 고3 학생이 올린 글에, 대학생 과외 교사가 댓글을 달아주었다. 학생은 자신이 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도움을 달라고 문의한다. 학생은 자신이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이유를 문장력에서 찾고 있다. 대학생 과외 교사들도 글을 쓰는 데에 제일 중요한 것이 문장의 호응이나 문장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문장력이 좋지 않아서 글을 매끄럽게 작성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래 사진은 김과외 앱에서 자소서로 유명한 교사의 수업 후기이다. 수업 후기를 보면, 개요 작성을 돕고 글을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 같다. 학생들은 이 부분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것은 아니고 추측이지만, 학생들의 지역이 다른 것을 보면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차별점 = 대화 + 오프라인 수업

자소서 작성의 이론은 철학적 해석학에 근거한다. 글쓰기 형식은 『자신만만 학생부 & 자소서』의 도움을 받는다. 자소서 작성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한다.


대화 - 글쓰기 형식 익히기 - 첨삭




철학적 해석학의 접근 방법

나는 철학적 해석학을 바탕으로 자소서를 진행한다. 철학적 해석학은 이해하기와 관련한다. 텍스트를 해석하는 것은 텍스트와 대화를 나누면서 텍스트가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자소서를 준비하는 과정에도 이것을 적용할 수 있다. 자기 이해는 대화를 통해서 진행되며, 대화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러므로 자소서에서 개요와 첨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다머가 이야기한 대로 플라톤의 저작들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데, 대화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의도하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전까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거나 다루지 않았던 부분들이 드러난다.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변화되는 과정이 드러난다. (안타깝게도 『맹자』에서는 이야기의 구조를 찾을 수 없다. 맹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한다.)


자소서를 준비하는 과정은 대화로 시작해야 한다. 학생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깔끔하고 매끄러운 글을 만드는 것은 학생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교사의 몫이다.




대화로 진행해야 하는 이유

자기 자신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나는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여긴다. 대화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소서를 진행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되면서 교사와 학생이 모두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학생은 화공과를 가고 싶어 하지만, 무엇 때문에 화공과에 가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 같다.




90분 수업을 2번 진행


첫 번째 수업 - 창조적 가시화

자소서 작성을 돕기 위해 두 번의 오프라인 수업 시간을 갖는다. 만남은 나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나는 학생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 "자소서는 왜 필요할까요?"

학생: "저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해서죠."

나: "학생에 대한 것은 생기부에 다 있어요. 생기부가 더 정확한 데이터잖아요. 그런데 자소서는 왜 쓰는 거죠?"

학생: "..."


자소서는 왜 필요할까? 생기부에는 이미 필요한 데이터가 모두 있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왜 자소서가 필요할까?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잘 대답하지 못한다. 어떤 학생은 생기부에 있는 내용이 정말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또 어떤 학생은 그런 형식을 학교에서 요구하고 있으니까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한 것은 아니다.


자소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입사관이나 대학교수가 원하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자신만의 독특한 것이 드러날 때에 시작된다.


카드 게임은 창조적 가시화 작업의 첫 번째 단계인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하면서 이야기는 풍성해진다. 이전까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는데, 이 작업을 끝내면 학생은 놀라워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알게 되며, 자소서에 무엇을 집중해서 써야 하는지 알게 된다.


대화를 시작하면 각자의 휴대전화로 녹음을 하고, 나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메모를 한다. 내가 조금 더 알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하고, 학생은 그 부분에 대해서 대답을 해준다. 8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90분의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니다. 생기부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생기부에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에 진입하게 되면, 글을 작성하는 부담은 적어진다. 첫 번째 시간을 마무리하면, 나는 대교협에서 정한 1번 항목에 대해서 글을 작성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막막하다며 팁을 줄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나는 글쓰기 형식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글쓰기 형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글쓰기 형식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쓴 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은 비교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글쓰기 형식이 없는 상태에서 쓴 글이 있어야 글쓰기 형식에 대해서 더 뚜렷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두 번째 수업을 할 때까지 그냥 써 오면 된다고 말한다. 첫 번째 수업이 끝난 후에 두 번째 수업까지 1주일 정도의 시간을 준다. 나는 두 번째 수업 하루나 이틀 전에 글을 쓰기 전에는 녹음한 대화를 들어보라고 이야기한다. 녹음한 대화의 내용을 반드시 반영해야 된다는 생각은 버리고 30분에서 1시간 안에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카드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기 이해에 도달한다.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다.



두 번째 수업 - 글쓰기 형식 익히기

두 번째 수업에서는 학생의 글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글의 의도나 목적,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대교협에서 정한 항목 1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대교협에서 정한 질문은 3개이다. 1번과 2번과 3번은 모든 대학이 동일하다. 4번 항목이 있는 학교도 있고 없는 학교도 있다. 4번 항목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 아래는 자소서 질문이다.


1.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1,000자 이내)

2.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 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

3.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1,000자 이내)


철학적 해석학에 근거하여, 1번과 2번과 3번은 모두 하나의 글로 작성해야 한다. 물음은 다르지만, 물음을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다. 1번 항목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학습 능력을, 2번 항목은 익힌 학습 능력에 대한 검증 과정을, 3번 항목은 인성을 평가한다. 세 가지 항목은 모두 '문제 해결 능력'과 관계한다. 대학은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해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발하고자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의 글 "제시문 이해의 기본 특징들 (1/3)"에서 다루었다.


아래는 내가 두 번째 만남 시간에 사용하는 교재이다. 교재는 『자신만만 학생부 & 자소서』를 참고하여 만들었다.






두 번째 수업을 이후


두 번째 만남 이후부터는 전화와 이메일로 진행한다. 두 번째 만남을 마치면 글쓰기 형식에 맞추어서 다시 1번 항목을 작성하라고 요구한다. 나는 글쓰기 형식을 지켜서 글을 작성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베스트셀러의 요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있더라도 북에디터가 없으면 재미없는 글이 됩니다. 북에디터는 대중이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글쓰기 형식을 익히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글을 써야 설득력 있는 글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자소서 작성에서는 제가 그 부분을 담당합니다. 명심하실 것이 있어요. 이것은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하나의 글에는 반드시 하나의 이야기만 담아야 합니다."


글쓰기 형식에 대한 수업을 마쳤다고 해서 글쓰기 형식을 모두 이해한 것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이해라는 과정은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두 번째 수업을 마쳤지만, 학생들은 생기부에 있는 내용을 나열한다. 이점은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부분인데, 학생들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부분이 많은데, 그것을 모두 드러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마음도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내용을 담게 되면 그것은 생기부와 다르지 않다. 자소서에는 '평가자를 위한 생생한 이야기를 그려내야 한다.'




전화와 이메일로 소통하기

1번을 작성해서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나는 1번을 수정해서 다시 메일로 보낸다. 메일을 보낼 때에는 2번 항목 클리닉 예시를 보내고, 2번 클리닉 예시를 보고 2번 항목을 작성하라고 주문한다. 메일은 오전에 보낸다. 메일을 확인하고 충분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저녁에 다시 전화를 한다. 전화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학생이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인다. 왜냐하면 학생이 원하는 부분을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로 이야기 한 부분은 수정해서 다시 메일로 보낸다.


학생에게 수정한 것을 보내고 컨펌을 받은 후에, 다음 항목을 진행한다. 이렇게 진행하면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을 덜어가면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기간은 2주에서 3주 정도 소요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유튜브 시작 - 김과외 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