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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Jan 04. 2020

독서토론 - 『오즈의 마법사』, 행복은 내재된 것인가?

나는 앞의 글에서 행복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어려운 일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기쁜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탁월함 또한 자기 이해와 관련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탁월함과 행복은 연관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

캔자스주에 살고 있는 도로시는 회오리바람을 만나게 되는데, 회오리바람을 타고 먼치킨 나라에 도착한다. 의도치 않게 사악한 마녀를 제압하게 된 도로시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되고, 북쪽 마녀에게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라고 이야기를 듣는다. 도로시가 에메랄드 도시로 가는 동안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과 사자를 만나게 되고, 이들 모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떠난다.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이 판본은 1900년에 출판된 삽화가 담겨 있어서 매력적이다.



행복은 내재된 것인가? 

오즈의 마법사를 찾으러 가는 동안, 모순된 일이 사건으로 나타난다. 머리가 없어서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허수아비가 지혜로운 해결책을 만들고, 따뜻한 마음이 없어서 냉혹하다고 여기는 나무꾼이 가장 사려 깊은 인물로 그려지며, 겁쟁이 사자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즈의 마법사가 제시한 미션을 모두 마치고 각자는 선물을 받게 되는데, 그 선물은 각자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선물이다. 왕겨 주머니는 두뇌가 될 수 없고, 하트 주머니는 심장이 될 수 없으며, 주스를 마신다고 용기가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즈의 마법사의 역할은 등장인물들이 경험을 통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에 어떤 대체물을 보여줌으로써, 실제적으로 그것을 습득했다고 믿게 만드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말이 좀 어렵게 되었는데, 좀 쉽게 얘기하면, 등장인물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것을 확인시키는 작업을 오즈의 마법사가 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 마법사 때문에 책 제목이 『오즈의 마법사』인 것 같다.)


행복이 내재된 것이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이 소설이 힌두교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우파니샤드』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 안에 있는 어떤 것을 발견하는 과정과 소설의 전개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와 수업을 진행한 성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어떤 능력이 내재되어 있고, 그것이 꽃을 피운다는 점은 어느 문화권이나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독창적이라는 영어 단어 ingenius는 라틴어 ingenium에서 유래했고, 내재된 어떤 능력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점에서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원초적인 감정과 사고는 어느 지역의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즈의 마법사』 영화화 71주년(2010년) 기념 구글 배너



행복은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행복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오즈의 마법사』와 「미운 아기 오리」는 비슷한 맥락으로 전개된다. 두 이야기의 다른 점은 아기 오리는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에 집중하고 있다면,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에게, 자신이 가진 강점으로 서로를 돕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의 전개는 다채롭다. 왜냐하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들은 등장인물들을 어렵게 만들지만,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각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모습은 이 소설을 더욱 재미있는 소설로 만들어준다.





오해하지 말하야할 것. 이 소설이 금본위 제도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러한 해석을 하는 사람들은 마지막에 도로시가 끝까지 은 구두를 신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해석은 전체에서 부분을, 부분에서 전체를 이해하는 과정이므로 어느 한 부분만 특별히 다른 경우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다음에는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다룰 예정이다. 불행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소외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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