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국립 음악원 - 차이콥스키 컨서바토리 (우리학교 이름은 너무나 길다!)홀에서의 연주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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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르가니스트나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공짜로.. 배웠고 띄엄띄엄.. 다녔다..
전공 교수님보다 더한 애정을 쏟아부어주신 오르간 교수님 덕분에, 연주를 기피하듯 하던 나 같은 사람을 서랍 속에서 꺼내듯, 편곡한 곡을연주하는 추억을 선사해 주셨다.
첫 번째 공연 몇 주 전
추적추적 녹아내리는 눈비가 오던 차갑고 깜깜하던 겨울,칭찬만 받는 게 당연한 듯 거만했던 내면이, 태어나 처음으로 뭉개지면서(교수님이 두 마디 정도 음정을 바꾸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하셨다...)렛슨 뒤마키오에게 "너 먼저 가라"며 목 끝까지 복받쳐 실랑이를 벌였다.(부끄럽다..)
먼저 가라 싫다 먼저 가싫어 난지금 누구와도 같이 가고싶지 않다 혼자가게 해달라 싫다 내가 가면서 좀 울어야겠어서 그러니까 혼자 가라고!!! 할 때나는 이미 울고 있었고같이 안 가면 너랑 절교할거라는 말에 결국 같이 갔다.
(어차피 같은 길)
그런 모자라고 부족한 나를 데리고 첼로를 맨 채, 30분 내내 웃겨주려고 필사적 노력을 한 친구 덕에, 눈물콧물 흘리며 걷던 나는 결국 웃음이 터졌고, 그렇게 마음을 추스렸다.
연말 공연 하루 전
공연은 12월 31일 12시. 여느 외국이 그러하듯,0부터 24시가 익숙한 나에게는 의심의 여지 없이 점심 12시로 이해됐는데, 연말 공연이란 말에대망의 첼리스트는 0시로 받아들인 채 12월 30일 자정을 넘기며엄청 놀고 마시다.. 신의 가호로깨닫게 되어 밤새 놀 계획을 뒤늦게 철회, 당일 이른아침잠이 부족했는지 택시를 순순히 타고 학교에 도착.
리허설 뒤 첼리스트는 복도 소파에서 패딩점퍼를 뒤집어 쓴 채 잠을 자고, 나는 패딩을 앞으로 입어 얼굴에 모자를 쓴 채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