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모스크바의 찬 새벽공기가 머물 때
빈 강당으로 향했다. 대부분 잠들어 있는 그시간.
한적하여 전날과는 완벽히 대조되는 분위기.
나는 그 시간을 좋아했다.
몇 친구들이 내가 준 악보를 앞에 놓고,
늘 그러하듯 내 악보는 딱히 없다.
파트보를 건반 위에 올려둔 채
그에 맞추어 소리를 낸다.
한둘씩 들어오기 시작해도 여전히 아직 이르다.
소리가 돌아다닐 공간은 아직 충분했다.
사람이 있고 없고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그저 우리가 마음껏 이 함께 하는 자체로 특별했다.
새벽의 곡들에는 나의 마음이 담아져 있었고
심정이 깃들여져 있었으며 음악으로 호소했다.
새벽에, 당신의 호흡이 내 영을 타고 흘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내 옆에는 늘 당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