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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Mar 31. 2023

새벽의 위로

우리의 추억

 

(c)ESSIEMUSIC 에씨뮤직


이른아침, 모스크바의  새벽공기가 머물 때

빈 강당으로 향했다. 대부분 잠들어 있는 그시간.

한적하여 전날과는 완벽히 대조되는 분위기.


나는 그 시간을 좋아했다.


몇 친구들이 내가 준 악보를 앞에 놓고,

늘 그러하듯 내 악보는 딱히 없다.

파트보를 건반 위에 올려둔 채

그에 맞추어 소리를 낸다.

한둘씩 들어오기 시작해도 여전히 아직 이르다.

소리가 돌아다닐 공간은 아직 충분했다.


사람이 있고 없고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그저 우리가 마음껏 이 함께 하는 자체로 특별했다.

새벽의 곡들에는 나의 마음이 담아져 있었고

심정이 깃들여져 있었으며 음악으로 호소했다.


새벽에, 당신의 호흡이 내 영을 타고 흘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내 옆에는 늘 당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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