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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el Kim Mar 10. 2024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매력에 대하여 -3장

동기사랑 단체사랑(?)

우리 오케스트라는 아무래도 직장인 오케스트라다 보니, 입단할 때 대부분 나이가 제각각이다. 그렇다 보니 같이 입단을 했다고 해서 회사 동기들처럼 또래가 많거나 동기애가 있는 편은 아닌데 운 좋게 같은 나이 또래에 입단동기가 많다면 돈독해지는 경우가 있다.


앞에도 말했었지만 내 입단 동기들은 관/현 할 것 없이 각 파트에서 뛰어난 편이었고 나는 정말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뗸 아이였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하는 게 최선이었었다 ㅎㅎ


근데 운 좋게도 현 파트 입단동기 중에 같이 입단한 사람들이 비슷한 또래에 4명 다 서울 근무라 토요일 오케스트라 연습 외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같이 만나서 저녁 먹고 놀았었다.


매번 아침에 출근하면 채팅창으로 계속해서 수다 떨고 또 퇴근하고 이야기하고 뭐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놀았었는지 여행 다녀오면 각자 마그네틱 사다 주고 그거 또 인스타에 자랑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동기들이 워낙 잘하니까 나도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서 더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나와 같이 지내던 친구들은 대부분 학부생일 때 오케스트라를 했었고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계속해서 했었기 때문에 절대적인 시간에서 오는 차이를 단숨에 이길 순 없지만. 나도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하면 잘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던 거 같다.


동기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사람들과도 토요일에 합주 끝나고 같이 삼삼오오 모여서 저녁먹으면서  클래식과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이야기하는데  이 노래가 너무 좋다, 이번 교향곡은 이런 뒷 이야기가 있다, 이 솔로곡은 누구 버전이 제일 좋더라  또는 예전에 이곡을 했을 때 이 부분에서 좋았었다 등등 가만히 이야기 듣고 있으면 그렇게 눈을 반짝이면서 생기 넘치게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지만 ㅎㅎ 그래도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런 이야기들이다.


우리 정기연주회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이 꼭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각자의 본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 참 대단하고 부럽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가감 없이 순수하게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가 결국엔 정기연주회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단체 생활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견문이 넓어지기도 하지만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도 넓어진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매력 중에 하나는 이런 인간관계가 넓어지는 것 도 한몫한다. 내가 어디 가서 이렇게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을까?


회사생활에서 만나볼 수 없는 직군들 예를 들어 나는 금융권이라 이공계 쪽 사람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은데 오케스트라 특성상 이공계 사람들이 많았던 것 그래서 가끔 놀라울 때가 있다.


뭔가 기계 만지고 코딩 짜는 공대생 이미지들이 강한데 이렇게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고 음 표현도 섬세하게 내는 게 참 신기하다. 정말 보이는 대로 사람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매번 느낀다.


나는 정말 운 좋게도 이 단체와 결도 마음도 맞아서 이렇게 오랜 시간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맞는 단체를 찾는 것도 일이다. 그러나 열린 마음으로 간다면 또 거기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네이버에 아마오케 라고 치면 국내에 활동하고 있는 오케스트라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본 당신에게 꼭 맞는 오케스트라를 찾아보기를! 한 번이라도 합주의 매력을 느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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