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째 죽지 않는 스타터가 알려준 것

빵에도 ‘자연 방부제’가 있다면?

제 냉장고에는 몇년째 살아있는 생명체가 있어요.

사워도우 스타터죠. 일주일에 한 번 꺼내서 밀가루와 물을 주면, 몇 시간 후 부글부글 살아나요. 몇년 동안 죽을 고비를 몇번 넘기긴 했지만 단 한 번도 죽지 않았어요.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요?

자연이 만든 보존 시스템

처음 사워도우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신기했어요.

보존료도 넣지 않았는데 빵이 일주일 넘게 신선했거든요. 일반 빵은 2~3일이면 곰팡이가 피는데 말이죠.

궁금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알게 된 놀라운 사실들.


유산균이 만드는 산성 방어막

사워도우 배양물은 자체의 산도과 항생 물질의 작용으로 다른 종류의 효모와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능력 때문에 안정적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젖산과 아세트산을 만들어내요. 그래서 pH가 3.5~4.5 정도로 낮아지죠. 대부분의 부패균과 곰팡이는 이런 산성 환경에서 살지 못해요. 사워도우는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막을 만드는 거예요.


박테리오신이라는 천연 무기

그런데 더 놀라운 게 있어요.

박테리오신은 리보솜에서 합성된 항균 펩타이드로,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되어 유사하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박테리아 균주의 성장을 억제합니다. 유산균이 만드는 박테리오신이라는 물질인데요, 이게 진짜 천연 항생제예요. 유해균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거나 세포벽을 만들지 못하게 방해해요. 근데 신기한 건, 이게 우리 몸에 들어가면 소화효소에 의해 자연스럽게 분해된다는 거예요. 박테리오신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체에 무독성이고 잔류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 섭취시 소화효소에 의하여 분해됩니다.

일반 항생제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박테리오신은 우리 몸에서 그냥 단백질로 분해되니 안전한 거죠.


100:1의 비율

사워도우 스타터 속에는 유산균과 효모가 함께 살아요.

유산균이 효모의 수보다 100 ~ 1000 배 정도 더 많습니다.

이 압도적인 숫자의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환경이 다른 나쁜 균들을 막아주는 거예요.


수천 년 전부터 알고 있던 지혜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천천히 발효시킨 빵이 오래 간다는 걸요.

왜 그런지는 몰랐지만, 경험으로 터득했죠.

지금 우리는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어요. 유산균, 박테리오신, pH, 경쟁적 배제...

하지만 본질은 똑같아요.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보존 시스템.


몇년째 살아있는 이유

제 스타터가 몇년째 죽지 않는 이유도 이거예요.

유산균이 만드는 산성 환경과 박테리오신 덕분에 다른 균들이 침범하지 못하는 거죠. 일주일에 한 번 밥(밀가루+물)만 주면, 스스로를 지키면서 살아가요.


선택

마트에 가면 보존료 가득한 빵들이 가득해요.

"유통기한 3주!"라고 자랑스럽게 써있죠.

하지만 그 보존료들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자연이 만든 보존 시스템을 선택했어요.

유산균이 만드는 산성 환경, 박테리오신이라는 천연 항균 물질.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검증된 방법이죠.

몇년째 살아있는 제 스타터가 그걸 증명해요.


한달 전 쯤에 지인에게 사워도우 빵을 선물했는데, 그분은 바로 그날 안드시고 몇일 뒤 가족 파티할때 함께 드셨는데 시간이 지나도 엄청 맛있었다고 피드백을 보내왔어요.빵 자체도 참 보존료 없이 오래가는게 신기해요! 월요일 공부, 여기까지!


@healingkitc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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