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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별난 Mar 03. 2024

편의점 진열대에 오르기까지

 손을 잡아 연결하다

도시락이 편의점 진열대에 오르기까지


주문

편의점 점주들이 주문을 한다. 유동 인구, 요일, 날씨, 시간대 등 많은 변수를 고려해 주문을 한다. 점주들의 주문량에 맞춰 생산량이 정해진다.

원재료

주문량에 맞춰 원재료를 확보한다. 원재료는 고기, 야채, 각종 조미료와 소스, 냉동식품 등이다. 자재팀은 많은 원재료를 해당 위치에 적재한다. 온몸을 써야 하는 그들이 있기에 창고는 늘 정리되어 있다.

조리 전

고기, 야채, 양념 등을 담당하는 각 부서들의 장인들은 다음 공정  준비를 위해 고기를 해동하고 야채를 씻고 썰고 양념을 준비한다.

조리

-가열

솥에서 볶고 오븐기에 익히고 튀김기에 튀기기 시작한다.

-냉각

가열처리된 음식을 냉각처리를 한다.

-혼합, 해포

각종 혼합, 소스 해포를 한다.

조리 후

지금부터의 공정 장소들은 실내온도가  장소들보다 더 낮다. 10도 미만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위생이 더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해당장소로 이동된 음식들은 토핑을 기다린다.  

성형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 곳이다. 도시락 용기는 그 벨트를 따라 움직이고 작업자들은 토핑을 한다. 비로소 판매가능한 도시락으로 완성된다.

출하

도시락의 포장상태와 주문량 카운팅을 최종적으로 끝내고 배송준비를 마친다.

배송

각 지역 배송기사들이 약속된 시간에 도착한다. 그들은 도시락을 싣고 해당 지역의 물류센터로 간다.

물류센터

이제 편의점 차량기사들 차례이다. 도로에서 흔히 보는 편의점 로고가 찍힌 차량들이다. 물류센터에서 도시락을 싣고 해당 점포로 배송한다.

편의점

드디어 도착. 도시락은 진열대에 오른다.


*편의상 도시락만을 지칭했다. 삼각김밥, 주먹밥, 줄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도 이 과정을 거친다.  


도시락 하나가 나오기까지 서로가 서로의 과정이자 결과가 된다. 주문을 쓰는 점주들. 온몸을 쓰는 자재팀의 젊은이들. 칼을 쓰는 야채실의 이모들. 삽을 쓰는 솥의 조리사들. 차를 쓰는 기사들. 돈을 쓰는 고객들. 이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삶의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상품이 나오기까지 이들 모두는 보이지 않는 손을 잡아 연결하고 있다.


면접


M은 면접장에 도착했다. 순번을 대기하며 지난 인간관계를 돌아보았다.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누군가의 손을 잡았을 때. 잡아야만 했던 손을 놓쳤을 때. 누군가의 손을 뿌리쳤을 때. 잡히기 싫은 손에 이끌렸던 때를 회상하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받쳐주고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는 사이 호명이 되었다. 한숨 가다듬고 자리로 걸어 나갔다. 면접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중 M은 말했다.


"저 꼭! 일해야 해요. 꼭! 합격시켜 주세요."


"며칠부터 일하실 수 있으세요?"


"지금 당장요!"


바로 지금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하면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만난 손들에 예쁜 꽃이 쥐어져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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