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고 진학설명회가 있었다. 큰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라 고민이 많다. 나처럼 공부 욕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딱히 두각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모두가 자신의 아이에게 말하듯이, 마음만 먹으면 잘하겠지만...'그 마음만 먹으면'이 문제다. 당분간 마음을 먹을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 설명회의 선생님은 대부분이 성적 변동이 없다고 하셨다. 성적 상승이 있는 3퍼센트가량은... 당연하게도 원래 잘하던 아이들이 더 잘하게 되는 경우이다. 나는... 사실 중학교 때는 약간의 상위권에 머물렀지만 고등학교에 가면서 확 치고 올라간 케이스고, 중학생 때는 자각을 한 후에는 나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괜찮았다고 본다.
어쨌거나 내가 중학생 시절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데 나는 아이들이 꼭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엄마한테 상고 이야기를 꺼냈더니 펄쩍 뛰셨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말도 못 했는데 꼭 그렇게까지 하셨어야 할까 하는 생각은 여전하다. 엄마는 집안 사정으로 본인이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중학교도 못 가셨기 때문에 딸들만큼은 공부를 시켜서 꼭 대학을 보내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 한으로 결국 대학원까지 차근차근 다 공부하셨다.)
그런데 일반적인 공고나 상고를 가면 확실히 공부에 쏟는 비중은 적다고 하니 이것도 약간은 고민이 된다. 그리고 사실 장승수 변호사님 책 제목처럼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가 맞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나는 몸을 쓰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한참을 쉬어야 다음 일을 할 수 있는데 앉아서 공부는 몇 시간도 괜찮다. 그래서 사실은 몸을 써서 일을 안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는 그런 체질인 것이다.... 그런 면면을 생각하면 우리 첫째가 과연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인지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없다. 영어는 조금 하지만 그렇다고 원어민 수준으로 엄청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림도 그럭저럭 그리고 좋아하지만 넌 미술천재!!! 이런 감탄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본인 말로는 뭔가 소설을 써서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엄마에게는 절대로 비밀이라니 검증도 안 된다. 마음이 착하고 약한 사람들과 어르신들, 어린이들을 잘 도와주니 사회복지 쪽으로 가면 좋겠지만 요새 정말 많고 많은 분들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분들이시다. 여기도 레드오션이고 하는 일에 비해서 정말 박봉에 너무 힘드니 엄마로서는 안 보내고 싶다.
이 상황에서 특성화고 쪽도 알아보고 싶고 오히려 이렇게 가는 것이 대학 진학에도 유리할 수 있다니.... 대학 진학도 그렇지만 사실은 아이가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착하고 즐겁게 노력하는 아이들과 함께 입시 스트레스에 찌들지 말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탐색을 해 보고 그리고 정말로 공부를 할지 아니면 실제적인 일을 할지를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미래에 사용하지도 않을 것에 하루 대부분을 쏟으며 진을 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제대로 판단하고 생각하며 준비할 수 있는 그 시간들로 학창 시절이 의미롭게 채워지면 좋겠다.
여의도 집회에 가야 해서 마음이 계속 초조한데 어쨌거나 4시 40분까지 설명회는 참 좋았다. 진작 좀 들어볼 것을.... 한 번 더 찾아보고 참석해 보고 그리고 아이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