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게 있어?라고 하신다면 네. 있어요.
대학생 때 다른 과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가 있다. 교대는 특성상 타과와 수업을 같이 듣는 일이 극히 드물어 동아리 활동이 아니면 어렵다. 그러나 동기애를 다지게 만드는 계기가 5번은 있으니 바로 교생실습이다. 일주일부터 2주를 동고동락하다 보면 진짜 진한 동기애가 싹튼다. 그리고 그렇게 친해진 친구들도 꽤 있고.
교대는 A군 B군으로 나뉘어 계획을 짜는데 내가 졸업한 영어교육과는 B 군이라 A군에 속한 국어부터 수학 과학 사회 윤리과 친구들과는 접점이 거의 없다. B군은 음악 미술 실과 교육 체육 컴퓨터 등등인데 지금 보니 예체능이 주계열이네??? 여하튼 그러한데 국어과에 친하게 된 친구가 두 명이나 있었다. A군과는 교양수업마저도 겹치지 않는다. 그중 하나는 정말 투명한 피부에 여리여리 툭 치면 쓰러질 듯한 ㅇㅎ(영희 아님.). ㅇㅎ가 날 특히 좋아했던 이유는...ㅠㅠ 기대면 푹신 해서였다. 난 ㅁㅎ이가 좋아 그러면서 슬쩍슬쩍 기대는데 진짜 그녀의 뼈가 느껴지지만 푹신해서 좋다는데! 어쩌라고. (오해 마시길. 그녀에게는 잘생긴 남자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따뜻해서 좋단다...(마음 말고 손이).
그러고 나서 날씬하고 예쁜 아이들의 공통점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손발이 차다는 점. 그냥 그런갑 보다 했는데 살이 빠져보니 알겠다. 지방이 줄어들고 피부장벽층이 얇아져서 그런지 추위도 잘 타고 손발이 정말 차다. 4월 말인 요즘도 핫팩 없이는 못 산다. 2년 전 사놓고 그대로 있던 핫팩을 다 쓰고 새로 두 번이나 주문했다. 살 빠지면 추워진다.. 핫팩 없이는 잠을 못 자서.
또 있다. 엉덩이가 아프다. 방석과 쿠션이 절실하다. 놀이공원에 가서 롤러코스터에 앉았는데 무서움보다는 딱딱한 의자와 어깨를 누르는 안전받침이 너무나 아파서 힘들었다. 다시는 롤러코스터를 타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떨어지는 공포가 아니라 딱딱한 의자로 인한 고통이었다. 늘 마른 첫째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까 "그렇지!!!!!" 하면서 이제야 내 고통을 알겠냐고 하니까 둘째가 눈을 흘겨보는데 진짜로.... 뼈가 바닥에 닿는 그 아픔은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왜 아빠가 그렇게 방석을 챙기셨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그래서 겨울에 내복이 왜 필수인지 정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생존을 위한 필수템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