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오즈의 마법사` ost `over the rainbow`

by 오정연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인 1939년 개봉된 `오즈의 마법사`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 어린 시절 지상파 tv에서, 성인이 되어서는 케이블 tv에서, 다양한 플랫폼에서, 그리고 재미나게도 MBTI연구소의 강사과정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서도 분석적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뮤지컬 영화이다 보니 중간중간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over the rainbow`는 영화 시작 5분 만에 만날 수가 있다. 이 노래는 하와이에서 태어난 가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의 우쿨렐레 연주를 곁들인 리메이크 곡으로도 영화 BGM 등이 삽입되어 대중에게 더 익숙해졌다.


Someday I'll wish upon a star and

언젠가 내가 별들에게 소원을 빌고 나서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구름이 저 아래에 있고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모든 괴로움이 레몬 사탕처럼 녹아내리는 곳

Away above the chimney tops

굴뚝 위 높은 곳에 가 있을 거야

That’s where you’ll find me

그곳에서 나를 만날 수 있어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무지개 저쪽 어딘가 파랑새들이 날아가는 곳

Birds fly over the rainbow

새들은 무지개를 넘어 날아가는데

Why then, oh why can’t I?

그런데 왜, 왜 나는 그럴 수 없을까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행복한 파랑새들은 무지개 너머로 날아가는데

Why, oh why can’t I?

왜, 왜 나는 그럴 수 없을까? - 뮤지컬영화 `오즈의 마법사` ost `over the rainbow`중 일부 가사

https://www.youtube.com/watch?v=PSZxmZmBfnU&list=RDPSZxmZmBfnU&start_radio=1

나에게 `over the rainbow`는 굳이 번역을 하지 않더라도 `무지개`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더불어 듣기 편안한 곡이라 가볍게 흘러 들으면 뭔가 막연하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 같았다. 이 노래의 가사 일부인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모든 괴로움이 레몬 사탕처럼 녹아내리는 곳`, `행복한 파랑새`가 사는 그곳은 판타지이고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곳임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행복하기 위해서, 편안하기 위해서, 안전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비슷한 곳을 찾고 싶은 바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2017년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 101회의 영상에서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공연에 참여할 `빌리` 역 오디션 과정을 본 적이 있다. 키 작은 지원자를 선호했던 당시 제작자들이 가장 키가 커 출중한 실력에도 아쉽게 탈락시켜야 했던 `전민철`이라는 소년을 기억한다. 그가 아버지에게 했던 말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발레 전공을 반대하던 아버지에게 "아빠 눈엔 내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라고 울먹였던 소년은 2024년 여름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합격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1638)

그날의 `빌리`역 탈락 후 크게 실망한 소년이 발레를 그만두었거나 부모의 반대가 심했더라면 우리는 국보급 발레리노의 멋진 점프와 역동적 춤선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벌써 10주년이라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치타 여사, 영화 `정직한 후보`로 제41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라미란 님은 연극무대에서 주로 활약하며 10년을 버틴 후에야 첫 영화인 `친절한 금자 씨`를 만났다. 그 시간 동안 만삭에 가정형편마저 여의지 않아 홍대 인근에 좌판을 벌여 중고물건을 팔았던 암울한 시절을 겪었다고 했다. `친절한 금자 씨` 에 출현한 뒤에도 인지도가 그리 높아지지 않아 우리에게 눈도장을 찍은 `응답하라 1988`이 방영된 2015년까지 다시 단역으로, 촬영장 아르바이트로, 10년의 버티는 시기가 있었다. (출처: 2024.10.2. 유퀴즈 방송)


태어나니 금수저이거나, 출세 길이 고속도로 같거나, 로또를 맞는 행운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우리의 생이 물 흐르듯 각자의 소망대로 자연스럽게 열매 맺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마라톤 같은 인생길에서 잘 흘러가는 시절도 있지만, 대부분은 매번 굽이굽이 넘어가는 인고의 시간들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라미란 배우처럼, 발레리노 전민철처럼, 확실히 보장된 미래는 없지만 그럼에도 오늘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걸려도 그 보상을 받는 것 같다. 뭔가 그럴듯한 빛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이미 그 꾸준함과 성실함이 좀 더 나은 앞으로의 길을 터주었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무의사 `우종영` 님의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의 아래 문장이 이 순간 크게 와닿는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희생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 청계산의 소나무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 없이 바꾸었고, 그 결과 소나무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덕분에 사람들 눈에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지만 그럼 어떤가. 소나무가 왜 ㄷ자 모양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고 나면 그 지독하고도 무서운 결단력에 혀를 내두르게 될 뿐이다. 내일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오늘 이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 온 소나무.

천수천형千樹千形. 천 가지 나무에 천 가지 모양이 있다는 뜻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양새는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한 노력의 결과다. 수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이었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우종영, 한성수 저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우종영` 님의 말씀처럼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사실 무리일 수 있다.

비록 최선은 아니더라도 내가 지금 택할 수 있는 차선의 선택을 해가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그날의 `할 수 있을 만큼`을 다한 나에게 `그래 애썼어`라는 격려의 말 한마디를 선물해 보자.


가늠이 안 되는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쌓인 노력은 사라지지 않고 한 계단 한 계단 채워, 가고자 하던 곳에 다다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 가는 길에 지치지 않도록 나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언제나 내어 주자.

라미란 배우의 "10년에 한 번씩 행운이 찾아오나 싶다"라고 밝힌 10년 행운의 법칙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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