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자른 레몬의 한쪽처럼'

`Lemon `song by 요네즈 켄시

by 오정연

https://youtu.be/p0ku3_rK6dE?si=5GSbVAtZJJxwY_8P

유튜브 제이팝 조회수 1위 전설의 노래 : Kenshi Yonezu - Lemon [가사/해석/번역



아이의 어린 시절, 자주 놀던 집 앞 놀이터가 있었다. 시간이 되면 언제든 달려가는 딸과 그 시절을 함께하면서 귀여운 꼬마 친구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법 생생 돌아가던 놀이기구에 딸아이의 또래들이 삼삼오오 모여 발을 구르고, 돌리고, 올라타며, 함성을 질렀다. 그런데 딸아이는 그 놀잇감에서 벗어나 내가 앉아 있는 벤치에 돌아오는 것이다.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나?` 염려스러운 마음에 돌아온 이유를 물었다. `엄마 나는 애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정신없게 타는 게 싫어. 그래서 좀 있다 조용해지면 다시 타보려고`. 보고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상황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는 경험이었다. 일본 가수 `요네즈 켄시`의 노래 `Lemon`을 들으며 또 한 번 관점이 달라지는 순간을 만났다.


自分が思うより 내가 생각한 것보다

恋をしていたあなたに 사랑을 했던 당신에게

あれから思うように 그 후로 생각대로

息ができない 숨이 쉬어지지 않아

あんなに側にいたのに 그렇게 곁에 있었는데도

まるで嘘みたい 마치 거짓말 같아

とても忘れられない 도저히 잊을 수 없어

.......

あの日の悲しみさえあの日の苦しみさえ그날의 슬픔조차 그날의 괴로움조차

そのすべてを愛してたあなたとともに 그 모든 것을 사랑했어 당신과 함께

胸に残り離れない 苦い レモン の匂い 가슴에 남아 떨어지지 않는 씁쓸한 레몬의 향기

......

切り分けた果実の片方の様に 반으로 자른 열매의 한쪽처럼

今でもあなたはわたしの光 지금도 당신은 나의 빛 (`lemon` 가사일부)


자신의 외할아버지를 잃고 '상처받는 사람을 부드럽게 감싸는 곡을 써달라는 드라마 「언내추럴」 제작진의 요청' 과는 정반대로 그저 '당신의 죽음이 슬프다'라고 말하는 곡을 만들어버렸다는 이 곡의 탄생 에피소드를 보면서 생각했다. 일본 음악 역사상 단기간에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명곡 `Lemon`은 자신을 속이거나 포장하지 않은 '반으로 자른 열매의 한쪽처럼' 현재의 온전하지 못함을 솔직하게 표현한 거구나. 깊은 슬픔의 상태를 애도하는, 아직은 그 상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를 위한 음악을 만들어서 더 빛을 내었구나 하고.

”제 올해 목표요? 좋은 것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 주변의 좋은 사람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 좋은 기억, 좋은 꿈, 좋은 감정, 좋은 음악, 좋은 장소를 놓치지 않고 싶어요 “, 언젠가 폭풍 같은 날이 몰아칠 때 제가 쥐고 있는 좋은 것들이 저를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줄 테니까요.` (출처: 영국배우인 톰 히들스턴의 `2026년 추구미`라는 인스타의 영상)


요네즈 켄시와 그의 외할아버지는 함께하던 시절에 아마도 톰 히들스턴이 말한 좋은 기억, 좋은 꿈, 좋은 감정, 좋은 음악, 좋은 장소를 놓치지 않고 함께했던 가 보다. `そのすべてを愛してたあなたとともに 그 모든 것을 사랑했어 당신과 함께`라는 가사를 쓰며 그 순간을 떠올렸을 아티스트.


切り分けた果実の片方の様に 반으로 자른 열매의 한쪽처럼

今でもあなたはわたしの光 지금도 당신은 나의 빛.

처음엔 자신이 반쪽자리가 된 것처럼 슬프다는 의미인 줄 알았던 이 가사 `반으로 자른 레몬 한쪽` 비유가 좀 더 궁금해져 추가로 검색해 보니 친절한 `나무위키`가 `레몬을 자른 단면이 마치 태양 같아서`라는 해석이 담겼다고 알려준다. 그의 외조부는 정말 좋은 분이셨겠다는 생각을 했다. 태양 같은, 빛과 같은 분이셨다니. 그리고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읽히는 대로만, 보이는 대로만 단편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면 본질이 아닌 반쪽이만 알고 보고 이해할 수 있겠구나는 하는 자각이 다시 한번 일었다.


확증편향이라는 심리학용어가 있다. 자신이 경험한 테두리 안에서, 늘 생각했던 대로 쉽게 상황을 보고 파악하는 오류에 대한 것이다. 이 오류는

`내가 왜 널 몰라`, `너 그때 그래서 그런 거잖아`. 사람을 향할 수도 있고,

`나 이거 알아`, `저건 왜 있는지 모르겠어`, `왜 자꾸 바꾸는 거야 헷갈리게`. 물건이나 형태가 없는 무언가 향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소중한 대상에게만큼은 두 번 세 번 귀를 열고 정보를 얻어 부분이 아닌 전체로 조망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기억들을 간직한다. 이 기억들에는 어린 시절과 초창기 삶의 성격이 배어 있다. 나무 내음은 우리를 길러낸 문화적 경험으로 다시 통하는 관문이다. 내게는 월계수가 그런 관문이었다.` 책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에서 이야기한 저마다의 다른 기억들이 쌓인 대로, 현재의 우리는 나에게 익숙한 스팩트럼으로 세상을 본다.


내가 아는 진실이 반쪽이가 되지 않기 위해 한번 더 살피고, 두 번 더 확인하고, 기회가 되면 대화를 통해 다듬어가는 과정을 즐겨가고 싶다. 노래 하나에도 의미가 더 깊어지고, 관계 안에서도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지기에 말이다.


잘 알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던 한 사람이, 그 노래가, 그 영화가, 익숙하다고 여겼던 장소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나 방식이 어쩌면 내가 놓쳤던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노래 `lemon`에서 만난 `반으로 자른 열매`를 태양에 비유했듯 관점이 넓어지는 또 한 번의 근사한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좀 더 깨어있는 시야와 드넓은 수용력을 갖고 싶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으로, confirmatory bias 또는 myside bias라고도 한다. (출처: 감정, 독재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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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xels-enric-cruz-lopez-7444965.jpg 픽셀이미지 Enric Cruz López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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