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윤리는 저항이 될 수 있는가

영화

by 미아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 2004

— 도망치는 윤리는 저항이 될 수 있는가





영화〈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가운데 가장 오해받기 쉬운 영화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전투의 승리를 거부하고, 영웅을 내세우면서도 영웅적 결단을 끝까지 유예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종종 “모호하다”, “회피적이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 모호함은 결핍이 아니라, 의도된 윤리적 태도에 가깝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여기서 처음으로 싸우지 않기로 한 선택은, 과연 비겁함일까라고 묻는다.


이 세계에서 전쟁은 설명되지 않는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끝내 명확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전쟁의 명분이 아니라, 전쟁이 일상을 어떻게 잠식하는 가다. 하늘을 가르는 비행선, 도시를 스쳐 지나는 폭격, 무심히 반복되는 파괴. 전쟁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배경처럼 상시화 된 폭력으로 존재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상시성을 통해, 전쟁이 인간의 윤리를 마비시키는 방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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