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감각 - 영어 발음
안녕하세요? 영어브런치 작가 에스텔입니다. 오늘은 소리감각 두 번째 영어 발음에 관한 칼럼입니다.
영어에 알파벳이 총 몇 자인 줄 아세요?^^ 바로 26자예요! 이 영어 알파벳들을 하나하나를 어떻게 소리 내는가 배우는 게 영어 발음이에요. 우리가 보통 영어 공부하면서 발음을 배울 때는 영어 발음끼리의 차이를 배워요. P와 F의 차이, L과 R의 차이 등 토익 공부하면서도 많이 배우는 게 이런 발음 차이지만 막상 내가 발음을 할 때 자신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제 스피킹 클래스 초급반에도 "이젠 자신 있게 영어 발음하기"를 목표로 오시는 분들이 꽤 되시거든요.^^
10년을 영어공부를 했지만 영어 발음은 여전히 힘든 우리들... 우리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영어 발음을 하기가 힘들까요?
세계지도의 가장 서쪽에 있는 미국과 가장 동쪽에 있는 한국의 거리 차이만큼 한국어 발음과 영어 발음은 정말 정말 다릅니다. 미국이나 영국과 가까이 있는 유럽권 나라들은 영어를 배우기가 더 쉬운데, 자기 나라 언어의 발음과 영어 발음이 비슷한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한국어와 영어 발음은 정말 달라요. 왠지 J발음과 ㅈ발음이 비슷할 것 같아서 그렇게 발음하지만 그 두 발음은 정말 다르거든요. R발음과 ㄹ발음이 비슷할 것 같지만 그렇게 발음하면 원어민이 알아듣지를 못하죠.
발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영어 소리의 시작이었던 발성, 즉 말을 할 때의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글이었던 영어 발성 내용을 보고 오신 분들은 더 이해가 쉬울 텐데, 한국어는 흉식호흡 = 목으로 내는 소리고, 영어는 복식호흡 = 배로 내는 소리예요.
한국어는 소리가 시작되는 곳이 더 위쪽이라서 한국어는 입 앞(이빨 쪽)에서 발음되는 경우가 많고, 영어는 소리가 시작되는 곳이 더 아래쪽이라서 입 안쪽(목구멍 쪽)에서 발음되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 테스트해볼게요. 아래 문장을 읽어보세요!
안녕하세요? 나는 한국인입니다.
이번에는 내 혀가 어디에 닿는지 느끼면서 한번 더 읽어보세요.
안녕하세요? 나는 한국인입니다.
혀가 어디에 있나요? 앞니 뒤 혹은 앞니와 잇몸이 만나는 곳에 혀가 자꾸 닿지 않나요? ^^
그런데 영어는 혀가 더 뒤쪽이에요. 이번에 혀를 일부러 "최대한 뒤쪽"에 대려고 하면서 말해보세요. 일부러 과장해서 차이를 느끼려고 해보는 거예요. 약간 "언령 허세여~ 나눈 헌쿡인입니다" 이런 식으로 발음되지 않나요?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 같은 느낌이 드실 거예요.
한국어와 영어의 혀 위치 차이는 재미있게도 성경모임에서 발견했었어요. 성경모임에서 한 주에 한번 만나 저를 포함한 조원 4명이 돌아가면서 한국어 성경책 창세기 구절을 읽어야 했어요. 그런데 제 옆에 앉은 조원의 옆모습을 우연히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혀가 앞쪽에 닿는 것 같은 거예요. 그다음이 제 차례에서 제가 신경 써서 읽어보니 정말 제 혀가 계속 앞니에 닿더라고요! 이것을 발견했을 때 정말 유레카를 외치고 싶었죠. 그전에는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발음했던 한국어 혀 위치를 알게 된 후 일부러 영어 발음을 혀 앞쪽에 대고, 뒤쪽에 대면서 녹음을 해보았고 혀를 뒤쪽에 댔을때 더 영어적으로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원어민 친구에게 발음할 때 혀의 위치가 여기가 맞냐고 물어봤을 때 자기도 평소 신경 쓰지 않던 부위라 한두 번 해보더니 어? 너 어떻게 알았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 또 유튜브를 뒤지다가 영어 발음을 가리키는 미국인의 UCC에서 확인하기도 했었죠.
Live
이 영어단어를 한번 말해볼게요.
먼저 한국어처럼 해볼게요.
리브
앞니 뒤에 혀가 닿죠? 영어식으로 하려면 혀가 앞니 뒤에 닿으면 안돼요. 입천장에 닿아야 해요.
Time
이 단어를 한국식으로 말해볼게요.
타임
혀가 앞니 뒤에 닿죠? 하지만 영어는 더 뒤에 대야 한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인이 영어 발음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영어의 입 속 조음기관과 한국어의 조음기관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영어 발음 이렇게 하세요"하고 배워도 우리가 영어를 계속 말하는 게 아니라 한국어를 계속 말하다가 갑자기 영어로 말할 일이 생기기 때문에 머리로 배운 것은 거의 까먹기가 쉬워요.
기억을 하고 진짜 내 몸으로 배우고 무의식 중에도 그렇게 발음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국식 발음과 영어식 발음의 차이를 자꾸 일부러 발음해봐야 해요. 또 그렇게 입으로 배우는 게 더 재미있기도 하답니다.
불어 같은 서양어, 심지어 중국어에도 영어와 비슷한 발음들이 있어요. 혀가 뒤에 위치하거나, 입술을 모아주거나, 복식으로 발음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들은 좀 더 쉽게 배우죠. 하지만 한국어는 대부분 혀가 앞니 뒤에 대면서 입 앞쪽에서 하는 발음이기 때문에 영어 발음과 전혀 비슷하지 않은 발음들이 많아요.
우리가 말을 할 때 입과 혀, 조음기관의 미세한 근육들을 쓴답니다. L 발음이 혀를 뒤에 댄다는 것을 배웠어도 바로 뒤로 가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아요. 왜냐하면 그쪽까지 혀를 늘려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근육들도 단련되는 거기 때문에 안 써본 조음기관들을 자꾸 쓰면서 연습해야 돼요. 우리가 한국어 조음기관의 근육을 단련하기 까지도 시간이 걸린답니다. 그래서 애기들이 처음에는 웅얼거리고 혀 짧은 소리, 애기같이 부정확한 발음 소리를 내다가 4~5살 때쯤 되어야 비로소 그 근육들이 단련되어서 한국어 발음을 할 수 있게 되는 거든요.
이렇게 입으로 연습하면서 어느 정도 지나야 영어 발음이 완전히 내 것이 될까요? 저희 수강생분들을 보면 빠르면 1~2주에도 고치고, 완전 한국식 발음이었던 분들은 영어식으로 되기까지 보통 2~3달 정도 걸려요. 제가 수업에서 수강생분들의 발음 녹음을 듣고 한 분 한 분 발음 교정 피드백을 해드리는데 어제 한 반의 발음 피드백을 하면서 스스로 감동받았다니까요. 50대분들이 계시는데 처음엔 한국식 발음이 많이 묻어났었고, 또 사투리라는 제약도 있으셨는데 첫 달 둘째 달 많이 고생하시더니 셋째 달 숙제에서 자음 발음들이 모두 교정된 것을 보고 정말 큰 가능성을 봤었어요. 수강생 분도 처음엔 발음교정이 정말 어려웠는데 이제 발음은 스스로도 만족스럽게 된 것 같고, 이젠 악센트 연습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하셨답니다. ^^
발음을 익히고 나면 기초 뿌리가 단단히 쌓인 것과 같습니다. 나중에는 다양한 표현들을 익히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발음연습을 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쉬운 단어들을 괜찮지만,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받아들이기가 힘들거든요. 이 뿌리가 없으면 스피킹 왕초보~초보까지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 이상을 벗어나기가 힘들어요.
게다가 이렇게 한국식 발음 영어식 발음 비교하면서 각 발음들의 포인트를 배우면 재미있기도 하고 금방 쉽게 배울 수 있답니다. ^^
다음번 글을 소리감각 악센트에 관한 글이에요. 소리감각 음절까지 쓰고 나면 그 후에는 어순 감각으로 문장 만들기에 대한 칼럼이 나간 갑니다.
그럼 오늘도 영어 성장하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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