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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elle SO 에스텔 Aug 19. 2021

백설공주 속 진짜 빌런

누가 진짜 악당일까?

팟빵에도 이 에피소드를 올렸습니다.

들으면서 글을 읽으시면 더 재미있을거라 생각해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3255/episodes/24269852



애플 이용자시라면!!!!

https://podcasts.apple.com/us/podcast/%EC%97%90%EC%8A%A4%ED%85%94%EC%9D%98-%EC%9D%B4%EC%95%BC%EA%B8%B0-%EB%AF%B8%EC%88%A0%EA%B4%80/id1607898505







  오랜만에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백설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 백설공주의 내용은, 눈처럼 하얀 피부의 어여쁜 백설공주와 그녀의 아름다움을 질투하여 없애려고 하는 계모, 그리고 백설공주를 지키려는 일곱 난쟁이와 백마 탄 왕자님이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백설공주의 욕망, Estelle SO, 41x33cm, 한지에 채색, 2019


백설공주의 대략적인 줄거리


  옛날에 한 왕비가 창가에 앉아 바느질을 하다가 실수로 바늘이 손가락을 찌르자 피 한 방울이 흑단으로 된 창틀에 쌓인 흰 눈 위로 떨어졌는데 이것을 본 왕비는 "이 까만 흑단 같은 머릿결에 흰 눈 같은 피부에 이 피처럼 붉은 입술을 가진 딸을 가졌으면"하고 소망하였다. 그 뒤 왕비는 아이를 가졌고, 소원대로 흑단같이 까만 머릿결에 흰 눈처럼 하얀 피부, 피처럼 붉은 입술을 가진 딸을 낳아서 이름을 백설공주라 지었다. 하지만 왕비는 백설공주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죽고 말았고 왕은 새로운 왕비를 맞이했다.

  새 왕비는 마법 거울을 갖고 있었는데, 진실만 대답하는 거울이었다. 백설공주가 점점 자랐을 때 어느 날 왕비가 거울에게 물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 그러자 거울은 "왕비님은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그러나 백설공주가 더 아름답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질투심에 휩싸인 왕비는 사냥꾼에게 백설공주를 숲으로 데려가 죽이고 그 증거로 심장을 가져오라 명령한다. 하지만 사냥꾼은 차마 백설공주를 죽이지 못하고 숲 속으로 도망가게 한다.

  숲 속으로 도망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의 오두막을 발견하고, 난쟁이들은 자신들의 집에 백설공주가 머물 수 있도록 한다. 거울을 통해 백설공주가 살아있으며 여전히 자기보다 예쁘다는 답을 듣게 된 왕비는 백설공주를 없애고자 난쟁이의 오두막을 찾아서 여러 번에 걸쳐 백설공주를 해치려 한다. 그리고 드디어 세 번째 찾아가 건넨 독사과를 먹고 백설공주는 쓰러진다. 난쟁이들은 쓰러진 백설공주가 깨어나지 않자 크게 슬퍼하며 유리로 된 관에 백설공주를 눕힌다. 이때 숲을 지나던 왕자가 백설공주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왕자는 난쟁이들에게 사정하여 유리관을 얻는데, 숲을 지나다가 마차가 덜컹거리자 백설공주의 목에 걸린 독사과가 빠져나오고 백설공주는 다시 정신을 차린다. 왕자는 매우 기뻐하고 백설공주와 결혼한다.



그림 동화의 삽화가 중 한 명인 필립 그롯 요한이 그린 삽화


백설공주에 대해 잘 모르는 이야기들


하나.  '잔혹동화'라고 불리며 백설공주의 원작이라고 떠돌아다니는 내용은 사실, 키류 미사오라는 일본인이 지어낸 각색 소설이다. 이 소설을 잘못 받아들여서 원작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기류 미사오가 동화를 각색한 소설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둘. 백설공주는 그림형제가 만든 그림동화에 수록된 53번째 이야기로, 독일 전설과 신화, 민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캐릭터의 모티브는 실존인물로 16세기 독일 귀족인 «마르가르테 폰 발테크»라는 인물이다. 마르가르테 역시 어렸을 때 계모에게 구박을 받고 시달렸고, 차후에 일곱 난쟁이의 모티브가 된 탄광촌에서 일하는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다고 한다. 차후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2세에게 청혼도 받았지만 누군가 그녀의 미모를 시기 질투해서인지 21살에 독살을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이미 계모는 고인이었기에 계모가 범인은 아니다.

백설공주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마르가르테 폰 발테크 Margaretha von Waldeck 1533-1554


셋. 동화의 내용은 못된 계모를 처단하는 결말이 주를 이루는 것이 대부분이라, 계모는 나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어낸 주범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계모가 등장하는 이런 동화를 접한 어린아이들은 계모의 뜻을 «나쁜 엄마»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래의 판본을 보면 계모가 아닌 친모가 많다. 사실 그림동화의 초판에서도 백설공주를 괴롭히는 사람이 친엄마이지만,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친부모인 것을 감안했을 때 아이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거나 적개심을 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판본에서는 계모로 바뀌었다고 한다.


넷. 그림형제의 판본에서는 백설공주의 나이가 겨우 7살에 불가하다. 과거에는 7살이 소녀에서 숙녀로 변해가는 시기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는데, 현대에는 보통 10대 중후반으로 연령대가 높아져있다.


다섯.  백설공주가 크기 전에는 계모가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나오는데, 계모가 나이가 들면서 그 자리를 백설공주에게 물려주게 된다. 그리고 디즈니판에서 왕비는 마녀처럼 묘사가 되고, 동화 판본의 다양한 결말 중에 나이 든 계모가 마녀로 몰려서 처단되는 것으로 나오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나이 든 아름다운 여성을 마녀로 몰려 마녀사냥을 하던 관습이 남아있어서라거나, 젊은 여성이 나이 든 여성을 물리쳐서 성적 매력이 떨어지는 여성을 이기는 것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여섯. 1937년 12월 21일에 최초 개봉된 «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세계 최초의 풀컬러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0046&no=1&weekday=thu



백설공주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우선, 낯선 사람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비록 일곱 난쟁이는 낯선 침입자인 백설공주를 경계했지만 착한 그녀의 본성을 알고 차후에는 진정한 친구이자 가족처럼 된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낯선 방문객인 변장한 왕비에 의해 두 번이나 죽을뻔하고, 마지막에는 정말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난쟁이들이 일을 떠나기 전에 항상 백설공주에게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나온다. 그럼에도 백설공주는 안타까울 만큼 일곱 난쟁이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제발 낯선 사람을 조심하자. 혼자 있을 때는 더욱더! 그리고 절대로 집안에 들이지 말자!


  둘째,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사실상 외면에서의 아름다움은 백설공주나 새 왕비나 비슷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백설공주'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외면적인 모습뿐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모습 또한 함께 생각하여 아름다움을  정의 내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오고, 그녀의 사고방식이 비열하고 옹졸하며 선하지 않다면 우리는 그 미인에게 실망을 하고 꺼리게 되는 것을 봐도, 어느 정도 인성이 갖춰져야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같다. 


  셋째, 사람들은 누구나 선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사냥꾼도 백설공주를 도왔고, 일곱 난쟁이도 낯선 침입자인 백설공주를 동거인으로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친구'라는 존재의 중요성이다.  흔히 우리가 '친구'라고 말하는 나와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내 주위의 사람을 말한다. 친구가 있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내가 삶을 올바르게 지탱할 수 있는 지지자가 있다는 것이다. 갈 곳이 없어진 백설공주를 받아준 일곱 난쟁이는 그녀가 위험에 빠졌을 때마다 백설공주를 돕는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숲 속의 친구들 또한 친절한 백설공주를 돕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한 친구들이 있었기에 백설공주는 매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일곱 난쟁이의 왕비 저지, Estelle SO, 41x53cm, 옻지에 채색, 2020


  

  반대로 안 좋은 친구와 가까이했을 때는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나는 왕비에게 유일했던 친구는 바로 '거울'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부분 백설공주에서의 악당을 계모인 새 왕비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모든 동화 판본에서도 왕비가 마치 처음부터 나쁜 악당인 것처럼 표현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실제로 모든 문제를 일으킨 것은 바로 "거울"이라 생각한다. 즉, '마법 거울'이 진정한 빌런, 악당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왕비는 자신의 아름다움에만 신경을 썼을 뿐, 누군가를 해하려는 생각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거울이 만약에 진심으로 왕비를 '친구'로 생각을 했거나 왕비의 편이었다면 선한 거짓말이라도 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어서 잘못된 새 왕비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한 견해를 바꾸어 줄 수도 있었다. 백설공주의 계모는 거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그리고 그녀가 아름답지 않다는 거울의 말에 극도로 불안해한다. 계모에게 아름다움이란 그녀의 현 상황을 유지시킬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수단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끊임없이 확인을 하려 묻는 그녀의 질문에, 현명하게 답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보이는 '사실'만 답함으로써 그녀에게 질투, 불안, 분노, 증오를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그녀의 삶을 파멸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녀 주변도 파멸시킬 뻔했다. 어떤 버전에서는 거울이 그저 사실만 말하다가 결말에 이르러서 착한 마음을 써야 한다고 왕비에게 충고를 하는 것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이 필요한 말을 할 수 있는 거울이었다면 미리 현명한 답변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가족 혹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을 경계할 것, 낯선 사람을 경계할 것, 외면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 것, 선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 것,  내면에 불안감을 키우지 말 것... 나는 이러한 것들이 백설공주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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