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채가 들려주는 영국 유학 이야기

2장 계획되지 않은 도전

by 쪼꼬

Chapter 28. 대학원 고르기(2)

런던대는 런던정경대와 킹스컬리지를 포함하여 총 47개의 대학과 대학원으로 이루어진 연합대학이다. 런던대 소속 학교들은 대부분 등록금 상한제의 영향을 받고 있어 학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영국의 유명 일간지인 Guardian의 대학별 순위에도 높이 랭크 되어 있어 인지도 면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학교이다. 런던대에 진학하기로 결심이 서자 학교별 금액을 정리했다. 앞서 말한 등록금 상한제로 그 차이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학교별로 학비의 차이는 존재했고, 학교별로 운영 중인 학과가 달랐기 때문에 비교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리된 리스트 중 내가 갈 수 있는 학교들을 골라 직접 가보기로 했다. 집과의 거리도 생각해봐야 할 일이었고, 다니는 학생들의 분위기를 느껴보면 생각이 정리되리라 판단했다. 킹스턴 대학에 다니던 친구를 따라서 영국의 대학을 몇 번 방문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곳과 비교하여 분위기 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판단해보고 싶었다.


우선은 로열홀로웨이대학을 방문했다. 학교는 런던 외곽에 있어, 기차로 통학을 해야 하거나 근처로 집을 옮겨야 할 것 같았다. 통학이 불가능은 아니었지만, 지속해서 통학하기엔 그 거리가 가깝지만은 않았다. 기숙사가 제공되긴 했지만, 금액이 상당히 비싼 편이었고, 무엇보다도 근처에서 아르바이트할 곳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반면 학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한국의 고려대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이고 아름다운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고, 런던 외곽에 있어 도시의 소음이나 방해도 없이 고즈넉한 멋을 풍기고 있었다. 덕분에 학생들의 표정에도 여유가 흐르고 있었고, 학교 이곳저곳의 공원 들판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출된 사진으로 보던 장면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졌다. 자유로우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이 이 학교의 트레이드 마크인 듯했다. 입학상담창구에서 전체적 비용과 커리큘럼, 입학 조건, 생활 환경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친절하게 설명해준 여직원 덕분에 학교에 대한 호감도가 더욱 높아졌다. 집과의 거리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입학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음은 퀸메리대였다. 런던 동쪽 2존에 위치하여 센트럴로의 접근성이 좋았던 퀸메리는 통학에 약 1시간 정도 소요되기는 하였지만 집을 옮기거나 이사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퀸메리대가 위치한 마일앤드라는 지역은 흑인들과 인디언(인도계)이 많이 사는 곳이었는데, 학교 안과 학교 밖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학교 안은 로열홀로웨이대와 마찬가지로 기풍 있고 멋스러운 옥타곤 건물을 중심으로 현대식 건물들이 여러 곳에 포진하고 있어 평온하고 여유로웠지만, 학교 밖으로 나오면 도시의 소음과 어지러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게는 이러한 도시의 복잡함이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버스로도 지하철로도 접근성이 좋아 통학이 용이할 것 같았고, 학교로 들어서면 공간을 이동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아 그 또한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 SOAS대나 골드스미스대학 등의 런던대를 포함하여 집에서 가까운 킹스턴대와 아주 다른 도시인 브라이턴대 등 몇몇 학교를 더 둘러보았지만, 비용이나 커리큘럼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런던대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로열홀로웨이대와 퀸메리대로 선택이 좁혀졌다.


이제 두 학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학교를 선택해야 했다. 에그햄(Egham)에 위치한 로열홀로웨이에서 런던 외곽의 조용한 여유를 즐길 것이냐, 아니면 마일앤드의 복잡함 속에 홀로 고요한 퀸메리대에서 다양한 런던 라이프를 즐길 것이냐의 차이였다. 나의 선택은 후자였다. 런던 외곽의,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여유로움과 환경친화적 학교생활이 아주 매력적이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다이나믹한 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나의 천성 때문에 센트럴에서 가까운, 그래서 아주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퀸메리가 나에게는 조금 더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로열홀로웨이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이사를 하거나 기숙사에 들어가야 했는데, 그 시간적, 비용적 노력이 두렵기도 했다. 결국 퀸메리대로의 진학을 확정 짓게 되었고 퀸메리 진학을 위해 한국의 대학 졸업증명서와 교수님 추천서, 그리고 영어 성적 확보만이 남아있었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당연히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부터였다. 한국에 다녀오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