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를 정리해보면, 공부와 생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틈틈이 운동에 참여해 한인 체육대회에도 경험했다. 현재의 직업에 도움이 되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내 인생에 천직이라 느꼈던 가이드도 경험했다. 만약 비자 문제가 해결되기만 했다면 아마 지금도 가이드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계획대로 된 일도 있고, 전혀 계획에 없던 일도 있다. 이러한 불특정한 것들이 모두 뭉쳐져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주었다. 단지 대학원을 다닌 것이 아니라 유학을 하며 나에게 쌓이게 된 모든 경험과 지식이 또 다른 나를 그려내는 양분이 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단순히 학위만을 위한 유학은 하지 않도록 조언해 주고자 한다.
사실 대학원 과정으로 말하자면 별거 없다. 오히려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는 한국의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지식 습득에는 더 유리할지 모른다. 추후에 취업을 위해서는 전공 교수님들의 추천도 필요하니 여러모로 그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목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유학을 한다는 건 공부 이상의 가치가 있다. 단순히 스팩 개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기회, 다양한 경험으로 공부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이상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물론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기본기는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주어진 환경에서 상황에 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다양하면서도 가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한 기회들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을 살찌게 하고, 그것이 곧 당신의 스팩이 된다.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을 위한 도전이 아닌 본질을 위한 도전을 권고하는 이유이다.
유학생활의 시작은 상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 인터넷이 발달되고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 있어 유용한 정보를 얻기는 쉬워졌을지 모르나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막연하게 스펙개발을 위해서 '한번 가볼까?' 하고 생각할 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렇게 시작했다. 물론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절대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만큼 열심히 하면 된다. 당신 또한 유학을 결심했다면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한 것이지 않은가! 그렇다.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 마음 먹기에 따라 달려 있다.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러니 열심히 하면 된다.
학부생들 중에 시험이나 에세이를 망쳐서 유급을 당하는 사람(대부분은 머리가 나빠서이기 보다 노력을 안해서였다.)을 종종 보기는 했지만, 대학원을 그렇게 어영부영 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한국인은 특히나 더 그랬다. (외국인 친구들 중에는 종종 대학원도 유급 당한 경우가 있었다.) 아마 대학원을 진학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더 이상 어린 시절의 철없는 생각으로 학업에 임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Master(석사)’라는 말 그대로 특정 분야에 통달한 사람이 되는 일이다. 그렇게 되는 데는 쉬운 길도 없고 빠른 길도 없다.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는 일이 힘에 겨울 수 있다. 아니 분명히 힘들다. 하지만 힘든 것도 몇 달이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싸움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려움이 있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보자. 버거워 보이고 불가능해 보이겠지만 의지가 있다면 해낼 수 있다. 내가 해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내 젊은 20대가 그러했듯 노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말자. 놀면서 배우는 게 생각보다 많다. 주구장창 공부만 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놀 거 다 놀고도 자기 할 일은 다 하는 사람도 많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자신에게 맞는지는 스스로 찾아보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후자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되 기회가 될 때마다 놀거리를 찾았다. 놀아봐야 놀 줄 안다. 놀 줄 알아야 일할 줄도 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인 오늘날에는 스스로 리프레시의 요소를 찾아야 하는데, 젊었을 때 놀아본 사람이라면 리프레시를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기가 쉽다. 돈과 시간이 생기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언젠가 해보고 싶은 일이라면 지금 당장 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