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에서 터치까지, 나의 스마트폰 연대기

일상에서 글쓰기6

by 해린

키워드 : 나만의 애장품


나는 기계를 좋아한다. 기계는 언제나 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해 준다. 물론 새로운 기계를 처음 사용할 때는 익숙해지기 전까지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큰 불편을 줬던 기계는 스마트폰이었다. 손에 장애가 있는 나에게는 물리적 버튼이 있는 휴대폰이 훨씬 편했기 때문이다. 반면, 화면을 직접 터치해야 하는 스마트폰은 손놀림을 정확히 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이 무척 어려웠다.

그렇다고 구형 폰이나 어르신용 ‘효도폰’을 쓰고 싶진 않았다. 나는 늘 최신 기계를 사용하고 싶었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스마트폰에 적응해보기로 했다. 적응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전화가 걸리는 일도 잦았다. 터치 실수로 전화를 걸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실수가 반복되면서 점점 터치 조작에 익숙해졌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터치에 익숙해질수록, 측면 버튼 조작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볼륨을 조절하거나 화면을 켜고 끄기 위해서는 측면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손에 힘이 약한 나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A사에서 나온 스마트폰을 알게 되었다. 가격이 꽤 비싸서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장애인 접근성 기능이 잘 갖춰져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맘 먹고 구매하게 되었다. 처음엔 이 폰 역시 낯설고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듯했다. 모든 기능 조작이 화면 터치만으로 가능해 버튼을 거의 쓰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A사의 제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연동성과 편리함이 뛰어나서, 돈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모으게 되었고, 지금은 나만의 애장품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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