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에게는 혁명 같은 아이템을 발견했다. 바로 전동 손톱깎이다.
나도 몰랐는데, 손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장애인들은 손톱이 안쪽 살과 함께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자주 사용하는 손가락이 아니라면 손톱이 살과 거의 붙어서 자라, 손톱을 깎을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피를 본 적도 여러 번 있다. ㅜㅜ
그래서 활동지원사 선생님이 바뀔 때마다 손톱깎기 ‘신고식’을 치러야만 했다. 보통 주중 선생님은 비교적 젊은 분들이라 시력이 좋아 그나마 맡기게 되지만, 문제는 바쁜 출근 시간에 손톱을 깎게 된다는 점이다. 주말에 깎으면 될 일을 평일 아침에 한다고 불평하는 선생님과 갈등을 겪은 뒤로는 주말에 손톱을 관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말 선생님은 연세가 있어 늘 불안했고, 원하는 모양이 잘 나오지 않거나 끝이 매끄럽지 않아 니트 옷에 걸리거나 내 살을 긁는 일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생전 처음 네일숍을 방문했다. 정말 신세계였다. 사실, 네일숍에 가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네일숍은 왠지 손에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들의 전유 공간 같았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잘 펴지지도 못하는 내가, 손톱을 깎는 것도 어려운데, 과연 장애가 있는 손을 한 번도 다뤄본 적 없을거 같은 네일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외형적인 꾸밈을 떠나, 손톱 끝이 둥글고 매끄럽게 정리된 걸 경험하고 나니 다시는 활동지원사 선생님께 손톱을 부탁하고 싶지 않았다. 문제는 네일숍 비용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없어 2주에 한 번 방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바로 전동 손톱깎이!
이건 정말, 나 같은 중증장애인에게는 혁명과도 같은 발명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