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를 죽여줘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묵직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장애’를 다루는 방식 때문이다. 특히 장애인의 성을 다루는 영화는 더 그렇다. 영화 '나를 죽여줘'도 그랬다.
장애 감수성이 조금은 나아진 듯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여전히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느낌.
여전한 장애 비하의 뉘앙스, 비장애 중심의 시선, 익숙할 정도로 뻔한 전개.
한국 영화가 장애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왜 여전히 1980년대에 멈춰 있는 걸까 싶었다.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아, 또 시작이구나’ 했던 대목은 장애남성을 묘사하는 방식이었다.
마치 참을 수 없는 원초적 성욕의 존재, ‘통제 불가능한 남성적 본능’으로 그려지는 장면들.
놀랍게도 이제는 화도 잘 나지 않는다. 오히려 장애 남성들이 더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남성을 원초 본능의 단순한 세포 덩어리처럼 다루는 것, 그게 과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묘사인가? 웃기지도 않은 오래된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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