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영화 속 장애인, 다시 보고 다른 질문하기⑥

6. 오아시스

by 해린

나는 오아시스의 공주가 되기 싫었다

지난주에 리뷰한 영화 〈작고 작은 나〉를 보고, 나는 한국 영화 〈오아시스〉를 다시 꺼내 들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벌써 20년도 더 지난 영화지만, 지금 다시 보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병변 장애여성 당사자인 내가 이 영화를 볼 때 느끼는 불쾌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영화 속 주인공 공주는 왜 다른 여성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종두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관계를 이어갔을까.
방 안에만 갇혀 살아가던 공주에게 종두가 유일한 사회적 관계였기 때문일까. 그것도 분명 이유일 것이다.
또 온몸이 뒤틀린 자신의 모습을 두고 “예쁘다”고 말해준 남자가 종두가 처음이었기에, 공주는 그에게 유일한 이성애적 호감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종두 역시 사회적 혐오의 대상이었다. 그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일한 여성이 공주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 둘의 관계를 두고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
가끔 궁금해진다. 정말로 상대의 조건과 맥락을 모두 벗어난 사랑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오아시스〉를 다시 보고 나니, 지나간 나의 연애사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해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저는 중증장애여성으로써 비장애 중심의 균열을 내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동료시민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3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연재)영화 속 장애인, 다시 보고 다른 질문하기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