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는 품질을 우선으로 한다. 여기에 타협은 없다! 매출지향적인 기업은 품질을 어느 정도 희생하고 정시에 배송을 하려 할 것이고, 대량판매를 하는 사람이면 품질과 정시배송을 희생하고 저렴한 비용을 고수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헌신하기로 했다면 선반에서 색이 바래는 옷감이나 쉽게 고장 나는 지퍼, 질이 떨어지는 단추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p.205중에서)
실제로 '파타고니아'는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두루
걸치고 있는 남미의 안데스 산지와 파타고니아의 고원을 일컫는 지명이다.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대표의 애정하는 산악 지역이기도 하고 세계적인 기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본 쉬나드는 등산가,
서퍼, 파타고니아 설립자 등으로 불리운다. 어떤
이름으로 대표되고 싶은지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는 등산가 혹은 서퍼를 고를 것이다.
직접 암벽등반을 하면서 필요한 등반기구가 상품이
되었고, 서핑 하면서 즐기는 도구들이 또한 그랬다.
지금은 오히려 의류 아이템이 최고의 히트상품이
된 기업. 파타고니아의 일터철학은 가히 최고다.
"일은 늘 즐거워야 한다. 일터로 오는 길에는 신이
나서 한번에 두 칸씩 계단을 겅중겅중 뛰어 올라야
한다. 내키는 대로 무엇이든 입고, 심지어는 맨발로
일하는 동료들에게 둘러 싸여 있어야 한다. 유연한
근무로 '파도가 좋을 때는 서핑을 하고, 함박눈이
내리면 스키를 타고, 만약 아이가 아플 때는 집에머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권위 아닌
신뢰로 운영하며, 일과 놀이와 가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우리의 정책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언제나
유연한 근무를 보장하는 것이다. 서핑을 하려는
사람은 다음 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서핑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파도와 조수와 바람이 완벽할
때 서핑을 간다,,,이런 생각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이름의 근무시간 자유선택 정책
으로 자리 잡았다." (p.85 및 p.278중에서)
이본 쉬나드는 다시 말한다. 이런 생각들이결국,이 책의 제목을 만든 것이라고.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미국 최초의 산악장비 업체를 설립한 기업가 이본
쉬나드는 한국과 인연이 무척 깊다. 1962년, 주한
미군으로 근무 하면서 한국인 등반가 선우 중옥과 함께 인수봉 등반 루트까지 개척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문제를 실천적으로 껴안으며, 지구의 건강에 대하여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들을 솔선
수범하게 된 계기도 어쩌면 한국의 영향이 컸을
수도 있다. 그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의 기록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내가 장기적인 계획이 진심으로 옳다고 믿는다면,
파타고니아 역시 따라야 한다. 책임의식이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때면, 미군으로 한국에 있을
때를 떠 올린다. 나는 (한국의) 농부들이 논에 분뇨
거름을 뿌리는 것을 보았다. 3천년 동안 사용해 온
방법이었다. 각 세대의 농부들은 자신이 물려받을
때보다 더 나은 상태로 땅을 물려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0"(p.302중에서)
멋지다. 정말 멋진 사람이다. 그의 산 경험이 지금
세계를 환경문제에 대하여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인플루엔서의 기업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미션은 불필요한 환경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것이다. 단지, 말에서 끝나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본 쉬나드는
보다 복잡하고 광범위한 '파타고니아 철학'을
다음과 같이 공식화 했다.
1.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삶을 산다.
2. 스스로의 행동을 정화한다.
3. 속죄한다.
4. 시민 민주주의를 지지한다.
5. 선을 행한다.
6. 다른 기업에 영향을 준다.
다른 항목들은 그 자체로 느낌이 오는데, '속죄'
라는 단어가 모호하다. 무엇을 속죄하라는 걸까.
"사업이 환경에 주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어느 정도의
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을 남긴다. 때문에 우리가
책임져야 할 다음 단계는 죄를 짓지 않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p.344중에서)
그런 의미였다. 자원을 낭비하고 지구를 오염 시키는 것에 대한 속죄를 말하는 이본 쉬나드,
스스로에게 하는 환경 오염에 대한 속죄였다.
이제 책의 에필로그를 읽는다. 현재의 세계 경제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하루 속히
절제, 품질, 단순함으로 답을 찾자고 한다. 아마도
이본 쉬나드는 지구를 지키는 수비대의 대장처럼
앞으로도 무진장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믿는다.
"나 자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미미한 시도들을 통해 나는 보다 단순하게 살아야,
혹은 그렇게 살기로 선택해야 정말 중요한
모든 면에서 빈곤하고 결핍된 삶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p.391. 에필로그 중에서)
그의 철학과 단순한 삶을 응원한다. 또한 나 자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애를 쓰기로 다짐해 보면서 파타고니아 후드티의 매무새를 다 잡아 본다. 모두 굿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