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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독서 : 재미있는 '나이치레' 이야기

"정채봉 잠언집"

by 에스더esther

요즘 곁에 두고 감칠 맛 나는 간식처럼 꺼내 읽는 책, 정채봉의 잠언집이다. 마침 오늘 읽은 문장중 무릎을 탁, 칠 만큼 공감 가는 글이 있어 공유한다.


세상을 막 지어 놓고 하나님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 대한 수명을 정하려고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 소식을 듣고 당나귀가 헐레벌떡 달려왔습 니다. 하나님은 당나귀의 목덜미를 쓰다 듬으며 말하였습니다. "내 너한테 30년 만큼의 수명을 주려고 한다. 네 생각은 어떠냐?"


당나귀는 천부당 만부당하다는 듯 펄쩍 뛰었습 니다. "아이고, 하나님. 너무 깁니다요. 저는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을 해야 합니다. 이 노역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음입 니다. 제발 좀 줄여 주십시오." 그래서 당나귀의 수명은 18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음에 온 개도 30년이 길다고 애원해서 12년의 수명을 받았고, 그 다음에 온 원숭이마저 30년을 사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고 하소연 하여 10년의 수명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왔습니다.


"모두들 공평히 (수명을) 30년으로 정해 두었다.

사람인 너희 수명으로는 적당한 길이지?"


"아닙니다, 하나님."

"왜? 너희도 줄여 달라는 말이냐?"


그러자 사람은 얼굴 빛이 흙 빛으로 변하였습니다. "정반대입니다. 저희들에게 수명 30년은 너무 짧습

니다." 하나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사람한테 물었

습니다.


"얼마나 더 달라는 말이냐?"


"많을수록 좋지요. ,,,,,,"

(책 p.70~73중 발췌)


결국, 하나님은 인간에게 당나귀가 반납한 12년,

개의 18년, 원숭이의 20년까지 몽땅 주고야 만다.

이렇게 해서 자그마치 사람의 수명은 80이 되었다.


이렇게 모은 80년이라 사람의 수명중 원래의 몫인 초반 30년은 금방 지나간다. 그 뒤 12년은 당나귀 것이었기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며, 개의 반납 수명인 18년은 마냥 뛰어 다녀야 하고, 때론 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지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원숭이 몫이었던 20년은 머리가 둔해져 바보짓을

저지르고 웃음거리로 생을 마감하여야 한단다.


독일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이라고 하는데, 어쩜

이리도 정곡을 찌르는지 모르겠다. 물론 지금이야

예전 수명보다 훨씬 오래 살 운명에 처해 있으니 조금씩은 나이치레를 보정해줘야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인생의 나이가 원래의

몫이든지 아니면 당나귀나 개, 혹은 원숭이의 그것

이든지 이치에 맞게 순응하며 살아야 할 수도 있겠 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글이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나이를 살고 있는가? 어찌 되었든, 인생의 어느 칸에 있을지라도 지금, 이 순간이 그대들의

찐 '화양연화'일테니, 그렇게 아시고 모두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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