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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독서 : 니체읽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9

by 에스더esther

8장에서 9장까지, 제1부를 마감하기

제 8장은 국가에 대한 성찰이다. 정치와 관련이 있는 얘기일텐데, 읽기 전부터 긴장된다. 정치는

항상 그렇다. 처음부터 니체는 정치인(?)들에게

선전포고 하듯이 '발언권을 청한다'로 시작한다.

발언권을 청한다 : 선동적 성격과 대중에게 작용을 미치려는 의도는 오늘 날 모든 정치적 정당의 공통점 이다. 모든 정당은 이 의도를 위해서 그들의 강령을 너무나 과장된 벽화로 변형해 벽에 그려야 했다.,,,,,,이 영역에서는 볼테르의 말이 합당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논의에 참견할 때는 모든 것이 끝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만 이상, 지진이 지형의
본래 경계와 윤곽을 뒤틀리게 하고, 소유의
가치를 바꿔 버렸을 때에도 그렇게 하듯이
인간은 새로운 조건에 따라야 한다.
(p.235중에서)

니체는 정치의 편협성이 '누구나' 그들의 기준으로

맞춰 생활하고 활동해야 한다고 요구할 만큼까지는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러한 전제

조건으로 다음의 몇 가지를 꼽고 있기도 하다.


"첫째, 몇 사람에게는 어느 때보다 정치를 더 멀리 하고, 조금 옆으로 비키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먼저 몇 사람들이 많은 사람(즉 이것을 민족, 혹은 국민계층으로 해석해도 좋다)의 행복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여기 저기에서 빈정 되는 태도를 보이더라도 그들을 너그러이 봐 줘야 한다." (p.236중에서)


이 밖에도 계급과 전쟁 및 군주와 권력에 관한 더

많은 얘기들을 들려주는 니체는 정부에 대하여

새로운 개념과 낡은 개념을 비교한다.


"정부란 국민의 한 기관에 지나지 않을 뿐이고, 겸손에 익숙해진 '아래'에 비해 용의주도하고 존경할 만한 '위'가 아니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p.241)


사회주의와 혁명에 대한 니체의 논의는 보다 더 어렵고 복잡하기만 하다. 다만, 노예와 노동자를 디오게네스에 대입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어쩌면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노예들이 모든 점에서 근대윽 노동자보다도 안정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 노예 노동 이 '노동자'의 노동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노동
이었음을 누구나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디오게네스는 잠시동안 노예이며 가정 교사였다.(p.244중에서)

니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적인 노동자는 바로,


"인생의 고된 노동은, 그것으로 말미암아 아주

사소한 괴로움만을 겪는 자, 곧 가장 둔감한 자

에게 할당돼야 한다.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 위를 향해 마침내 가장 고귀하고, 가장 세련된 종류의

괴로움에 대해서 가장 민감한 자, 따라서 가장

가벼워진 삶에서도 여전히 고통받는 자에게까지

이를 것이다."(p.246중에서)


역시 어렵다. 왠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기에

이 정도에서 제 9장 '혼자 있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넘어 가기로 한다. 멋진 말이다. 혼자 있는 사람.


첫 문장부터 의미심장하다. "모든 신념은 거짓말

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다"(p.260) 그렇다면

거짓말이 오히려 진리에 가깝다는 말인가? 아무튼

니체는 연달아 인간이 가져야 할 필요한 한 가지를

"태어나면서부터의 가벼운 마음이나 예술과 지식

으로써 '가벼워진 마음', 이 둘 중 하나"(p.260) 라고 한다. 좀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


책의 제 1부 마무리에 해당하는 이번 장은 비교적

짧은 아포리즘으로 구성되어 있어 접근하기 좋다.

특히, 촌철살인처럼 핵심을 콕 찌르고 있으니 두고

두고 명심할 잠언들이다. '위대함이란 방향을 제시

하는 것이다'라는 말 속에는 더욱 더 깊은 성찰이

있다. 방향을 일러 주는 등대와도 같은 불빛이다.

위대함이란, 방향을 제시하는 것 : 어떠한 강도 자기 스스로 크고 풍부하게 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지류를 받아들여 앞으로 이끄는 것이 강을 그렇게 만든다. 정신의 위대함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는 누군가 앞으로 그 많은 지류가 따라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일 뿐이며, 그가 처음부터 재능이 많은지 적은지는 문제가 아니다.
(p.266)

위에 인용한 니체의 말이 내게는 큰 위로가 된다. 모차르트를 질투하고 시기했었던 음악가 살리에르 처럼 타고 난 재능이 없음을 한탄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서이다. 그저, 강을 따라 지류의 한 줄기가 되어 방향을 타고 나가는 사소한 사람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니체는 앞서가는 인간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앞서가는 인간은 함께 기뻐하기를 즐기고 가는 곳마다 친구를 얻으며, 성장하고 생성하는 모든 것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타인의 모든 명예와

성공을 내 것으로 느끼며 참된 것을 혼자서 인식 하기 위한 특권을 요구하는 법 없이, 겸손한 불신의

상념에 사로잡혀 있는 또 하나의 성격이 있는데,

이런 사람이 바로 인간의 고급문화를 향해 노력 하는 앞선 인간이다." (p.286)


함께 기뻐하기를 즐기는 것은 비교적 지금의 나와

잘 어울리기도 해서 듣기에 좋았다. 이제 드디어

제1부, 마지막 장이 끝나간다. 아주 조금이나마

이성의 자유에 이르려면 '지상에서는 스스로를 방랑자로 여기라'고 조언하며, 본래 시인이었던 니체가 쓴 에필로그를 소개한다. 멋진 시 한수를 음미 하며, 오늘도 모두의 무탈함을 빈다. 굿럭,굿데이♡


에필로그 : 친구들 사이에서

1

다 함께 침묵을 지키는 것은 아름답다,
더불어 웃는 것은 더욱 아름답다,
비단결 같은 하늘 아래에서
이끼와 너도밤나무에 기대어
유쾌하게 친구들과 웃음을 나누고
하얀 이를 서로 드러내는 것은,

내가 잘 하면 우리는 침묵하자.
내가 잘 하면 우리는 웃어 버리자.
그리고 더욱 서투르게 하자.
더 서투르고 더 심하게 웃자.
마침내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친구들이여, 자! 그러면 되겠는가?
아멘! 그리고 안녕!

2

변명은 필요 없다! 용서도 필요 없다!
허락해 다오, 그대들 쾌활하고, 마음이 자유로운 사람들이여, 이 어리석은 책에
귀와 마음과 피난처를! 믿어다오 친구들이여!내게 저주가 되지 않을 것임을
내 어리석음이

'내'가 발견하는 것, '내'가 찾는 것,
그것이 책 속에 있었던 적이 있는가?
내 속의 어리석은 자의 무리를 칭찬하라!
이 어리석은 자의 책에서 배우라,
어떻게 이성이 오며,
'이성'으로 돌아가는가를!

그럼 친구들이여! 그러면 되겠는가?
아멘! 그리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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