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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더esther Sep 24. 2021

부치지 않을 편지

독백

photo by esther

날이 어둡기 시작하니 마음도 저물어 간

하루가 온전히 사명을 다 하고 저녁이라는 이름으로  물러날 때, 나 또한 어스름하게

몸도 마음도 나즈막하게 가만 가만 저문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면

스스로를 다독이는 자가치유의 시간

소리소문 없이 흘러가는게 신기하다

photo by esther

 지새울 동안 한강을 비추는 가로등 여전히 빛나고, 내 마음 속 심연은 무엇이 안쓰러운지

그저 속 깊은  방황에 겨운 시름이 서투르다

허둥지둥 마중 나온 꿈 길만이 눈치 채려나


누군가를 외롭게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오히려 나를 더욱 더 게 하는

그래도 설움일랑 겸손한 밤을 이기지 못 한다

photo by esther

건너 반짝이는 도시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갑자기 내 설움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그저 밤을 돋우는 강 물결 토닥 토닥 하며

 마음 두드리는 위로가 부드럽고 사뿐하다


화려한 도시의 조명이 어설픈 내 슬픔을

품어 안아주니, 눈물은 고요히 멈추고

흘러내린 눈물 방울 반짝이는 윤슬이 된다


photo by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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