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 수납

공간과 물욕 사이에서

by 에스더esther

무레요코 지음/박정임 옮김

문학동네


몸도 취향도 확 바뀐 인생 후반전,

새로운 감각으로 나만의 공간을

채울 마지막 기회!!!

[카모메 식당]의 저자인 무레 요코의 책을

신년 벽두에 읽었다. 삶의 후반전을 맛나게

채우는 비움의 레서피를 배우기 위해서.



"아,아, 빨리 버려야 하는데"라고 말만 할뿐 집안에

쌓인 잡다한 물건을 보며 한숨만 쉬다가 결국에는

무거운 엉덩이를 들 수밖에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

맨션에서 대규모로 보수공사를 진행하는데, 그때

베란다 방수도장도 할터이니 베란다에 쌓인 물건

전부 치우고 청소해 두라고 집주인에게 연락이 왔다. 이제 어찌해서라도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

(p.7중에서)



'공간과 물욕 사이에서'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의 정리순서는 독특하다. 의류, 속옷으로

시작해서 가구로 맺음하는 무레요코 방식이다.

책을 읽다보니 비우려면 버려야 한는데,

쓰지 않는건 물론이거니와 쓰는 것조차도.

올해는 제대로 버리는 법을 깨우쳐야겠다!!


특히, "아무 의미도 없을지 모르지만, 내가 어떤

물건을 처분했는지 그 목록을 적어둔다" 라면서

목록을 보여준 무레 요코가 참 고마울 따름이다.

리스트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1. 대야

2. 햇빛 차단용 창문시트지가 든 종이원통

3. 선풍기 두 대

4. 둥근 목재의자

5. 접이식 빨래건조대

6. 양은 양동이

7. 플로어 스탠드

8. 전기오븐

9. 철망

10. 반려동물 이동장


...........


49. 쓰레기통


"수량은 오십 개가 넘었고, 새삼 보니 전자제품이 많았다" (p.32~34 중에서 발췌)


버려야 나이듦의 미학을 완성할 수 있으리라는

삶의 비결. 내 나이보다 딱 10년의 연상인 책의

저자, 무레 요코가 알려 준 정리의 묘수로 인해

조금은 나의 한 해가 아름답게 비워질 것같다.

인왕산 자락에서 보이는 남산 (photo by esther)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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