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보다 더 등대같은 1]

"등대보다 더 등대같은 강화돈대와 초록등표"

by 에스더esther


강화는 돈대 부자다. 돈대는 군사용 목적이나 홍수때 침수방지 등의 이유로 만든 일종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 횃불과 연기 등을 피워 올림으로써 통신수단을 대신 했고 아울러 중요한 소통을 하기도 했던 곳. 그래서 어쩌면 등대보다 더 등대같은 역할을 감당했던 곳이다.


돈대는 유독 강화에 많다. 전국적으로 남아 있는 돈대가 54개라고 하는데 화성에 있는 1개를 제외하고는 53개 모두 강화에 있다. 강화에 돈대가 많은 이유는 나라에 난리가 터졌을 때 왕의 피난처가 주로 강화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손돌목 돈대는 다른 돈대들이 주로 사각의 모양인 것과는 달리 원형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손돌목이라는 이름은 강화와 김포의 경계를 이루는 강인 염하를 건네주던 뱃사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뱃사공인 손돌은 자신의 배에 임금을 태우고 가던 중이었다. 물길이 요동치고 배의 운행이 위험한 '여울목'이라는 곳으로 배를 몰자 임금을 해치려는 몽골의 첩자라는 의심을 받아 처형 되었다. 그러나 후에 손돌이 물길을 잘 알기 때문에 안전한 곳으로 가려고 했던 것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임금은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묘를 만들어 주고 그 앞바다를 손돌목이라 부르게 되었다.

강화, 손돌목 돈대

가슴 아픈 지명의 유래를 알고 보니 손돌목 돈대를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더 애잔해 진다. 왠지 돈대를 휘두르며 피어있는 꽃들도 억울한 사연을 기억하며 더 붉게 물들어 있는듯도 보였다.

강화, 초록등표

돈대를 강화의 상징이라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돌아 나오는 길에 기적처럼 초록등표를 만났다. 강화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바다의 안내자. 아마도 강화바다를 지키는 유일한(?) 항로표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강화의 초록등표는 신비로웠다. 등대가 없는 바다를 저 홀로 우뚝 서서 지키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한참을 떠나지 못한 채 곁에 머물러 있었다. 길치라는 자칭타칭의 별명을 가지고 있기에 다음에 강화를 찾을 때 다시 만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등대보다 더 등대같은 ,,,

강화바다를 지키는 유일한 등대로 번듯하게 임명장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의젓한

초록등표는 암초 위에서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바람결에 초록으로 흔들리는 잎새들이 등표의 아우라를 더욱 빛내준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좀처럼 초록등표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언제 또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는 아쉬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가슴으로 담는다.

등대보다 더 등대같은 강화돈대와 초록등표로 인해 한없이 풍성해진 하루가 진심으로 고맙고 더 없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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