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_Dday+30
'나'와 '너'
'나'와 '너'의 세계
<'나'와 '너'>"사람에게 세계는 두 겹이다. 세계를 맞이하는 사람의
몸가짐이 두 겹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가짐은 그가
말할 수 있는 근원어가 둘임과 발맞추어 두 겹이다.
근원어는 홀로 있는 낱말이 아니요, 어울려 있는
낱말이다. 근원어의 하나는 복합어 '나-너'이다.
근원어의 또 하나는 복합어 '나-그것'이다."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김찬배 옮김).p.12)
퇴직 후 거의 한달이 지나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관계 속에서 헤엄치다가 갑자기 홀로 낯선 섬에
표류한 느낌이다. 문득, 마르틴 부버를 읽는다.
부버는 '나와 너'의 근원어를 '관계의 세계'로 보고
있으며,'나와 그것'의 근원어를 '경험의 세계'라고
말한다. 그의 세계관이 유난히 궁금해 진다.
1. '나-너'의 관계(I-Thou)
'나-너'의 관계는 서로를 온전한 존재로 대하며
형성된다. 이 관계에서는 상대를 단순한 도구나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진심으로 만나고 교감한다.
'나-너'의 관계는 상호적인 연결로 이루어진다.
나와 상대방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판단이나 계산 없이 즉각적, 순간적으로 교감한다.
친구와 진지한 대화를 나눌 때, 예술 작품을 보고
감동을 느낄 때, 자연과 조화롭게 연결될 때가 모두
'나-너'의 관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부버는 인간과 신의 관계를 궁극적인 '나-너'의
관계로 보았다. 어쩌면 이 책의 세계관은 신과의
관계를 최고의 경지로 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2. '나-그것'의 관계(I-It)
'나-그것'의 관계는 상대를 객체, 즉 "대상"으로 여기는 방식이다. 이 관계에서는 상대를 나의 필요 충족을 위한 도구나 관찰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마는 것이다.
'나-그것'의 관계는 대상화된 관계로, 상대 자체를 존중하기보다는 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태도를 의미한다. 순수함을 벗어나는 관계다.
거래에서 상대를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보거나, 자연을
단순히 자원으로 여기는 태도가 이에 해당한다. 즉,
'나-그것'의 관계는 비개인적, 기능적, 일방적이다.
3. 두 관계의 상호작용
사람은 오롯이 '나-너'의 관계 속에서만 살 수는 없다.
일상적인 삶에서는 '나-그것'의 관계도 필수적이다.
일을 하거나 세상을 이해하려면 이런 관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유독 '나-그것'의 관계에 치우쳐
진정한 '나-너'의 관계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부버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나-너' 관계를 경험하고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너'의 관계는 상대를 온전히 대함으로써 진정한
만남을 통해 존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관계다.
반면 '나-그것'의 관계는 상대를 지극히 수단화하며 피상적이고 기능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진정성'과 '인간다움'을 위하여
결론적으로 부버는 두 관계가 모두 필요하지만,
진정한 인간다움과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나-너'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라고 말한다.
부버의 메시지는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진정성과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길을 제시한다.
타인과 세계를 단순히 도구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부버는 타인과 세계를 온전한 존재로 만날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너'의 관계를 통해 진솔한 만남을 경험하며, 우리의
삶이 더 깊고 충만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했으리라.
<'나와 너' 표지>p.s. 읽어도, 읽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책이다.
꼭 요즘의 내 마음과 같아서 오히려 정이 가기도
한다. 몇 번을 읽어도 그저, 그렇게 다가올 뿐이다.
다만,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얼마만큼이나
'나와 너'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겼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진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으니 좋다.
앞으로 또 무수한 날들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과거를 남기고 흘러갈 것이므로 최선을 다해
'나와 너'의 세계에 집중하기로 다짐해 본다.
2025. 1. 30. Dday+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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