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책의 머리말에 실린 작가의 고백이다. 아티스트와
몽상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궁금증은
오래전에 깊숙히 묻어 두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들도록 나를 유혹하였다. 몽상가는 꿈 꾸는 사람을
일컫는, 다른 표현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친다.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아티스트 웨이 표지를 참 오래도록 바라
본다. '나를 위한'이라는 말에 마음이 꽂힌다. 좋다.
나를 위해 살고 싶지만, 자꾸 나를 소외시키려 하는
스스로를 쑥, 끄집어 내보려 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자기자신을 발견했다고 하니, 나도 그래보자.
제법 댄디한 모닝 페이지 노트도 책과 함께 내 곁에
놓아 둔다. 어떤 마음이 나를 찾아올지 몰라 은근한
기대를 해보기도 한다. 시시콜콜한 마음자락이라도
놓치지 않고 나만의 페이지에 적어 보자고 작정한다.
적어나가다 보면 내면의 은밀한 나를 발견할 수도
있으리라. 나도 모르는 나를 사뿐사뿐 토닥여 주자.
p.s. 일찌감치 몸을 깨워 창경궁 회랑을 걷는다. 길이 이어지는데 길이 잘 안보이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기 위해서 걸어본다. 화사한 단청이 다정하게 말을 건다.
지금, 이 순간 길이 잘 보인다면 좋겠지만, 아슴하게
잘 안보여도 괜찮다. 그냥 잠시 머물자. 안개가 걷힐
때까지, 그래도 좋겠다. 때로는 쉼표도 필요하니까.
2025 Dday+50
es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