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처럼 살아가기 11

“동해 어달항, 푸른 바다를 지키는 등대들”

by 에스더esther

"어달항, 푸른바다를 지키는 등대들"

동해시, 어달항 방파제 등대들

동해시의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유난히 시선을 빼앗겨 저절로 가던 길을 멈추게 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어달항이다. 어달항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항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방파제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방파제 길은 마치 친절한 항구의 해설사처럼 다정한 모습이다. 비록 지난 계절에 몰아닥쳤던 거친 태풍의 후유증으로 군데군데 무너진 경계들도 보이지만 꿋꿋하게 견뎌내는 모습이 숭고하기까지 하다. 모진 고난 이겨내는 히어로처럼 일상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사뭇 위로해 주는 푸른 바다의 등대들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기만 한 이유이다.


어달항은 어달동에 속한 지역으로 1984년부터 항구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한다. 규모는 작지만, 동해시의 묵호동과 망상동 사이를 해안도로로 이어주고 있어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특히, 동해안의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 조용하고 아늑한 항구 분위기가 차분한 힐링을 선물한다. 인근의 연안 어장을 통해서는 매일 매일 싱싱한 수산물이 항구로 들어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힐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천혜의 요충지라고도 할 수 있다. 어달항을 끼고 바다의 정취를 맘껏 뽐내고 있는 해안도로인 ‘일출로’는 완만한 곡선으로

작은 항구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먼 바다 암초등대”

동해 먼 바다, 암초등대

어달항의 바다 한 가운데 물고기 모양을 한 암초 등대도 보인다. 파도는 기세 높게 방파제 가림막을 넘나들고, 바람은 거칠게 휘몰아쳐 너울성 파도를 지독하게 힘이 센 폭군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먼 바다의 암초 등대는 한없이 용감한 모습으로 바다를 지키는 중이다. 때로는 유연한 물고기가 되어 파도타기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달아 바다 한가운데 선 암초 등대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좌우로, 혹은 앞뒤로 건들거리게 되는 신비로운 마법에 빠져든다. 이대로 언제까지나 물고기 등대의 곁을 지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타이타닉 닮은 붉은 등대"

머물고 싶은 마음을 다잡아 가던 길을 계속 나아 가다 보니 다시 문득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을 맞이 한다. 타이타닉을 닮은 등대를 만난 것이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붉은 방파제 등대가 저 멀리 푸른 바다를 유연하게 항해하는 듯 보인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잭 도슨 역할을 맡았던 레오 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로즈 역할을 한 케이트 윈슬렛이 생생하게 갑판 위에 나타날 듯한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바람을 헤치고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던 주인공 커플의 황홀한 명장면이 바로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다.

아니, 어쩌면 영화장면을 핑계 삼아서 스스로 타이타닉 닮은 등대에 올라가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이타닉 닮은 붉은 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