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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이 건네는 검은 사랑의 멜로디

"그의 사랑을 에둘러갈 재간이 없다"

by 에스더esther

해먹을 타본 사람은 안다

등 받치고 살짝 눈 감은채

무념무상으로 멍 때리는

힐링만점의 한가로움을


어쩌다 짧고 긴 여행길

아늑한 펜션이나 아니면

근사한 카페쯤에 가서야

만나던 해먹이 아니던가


오 마이 갓!!!


그런데 진정 놀랍게도

동네 놀이터 모래밭에

요염한 자태로 누워있는

해먹을 발견하고 말았다


천진난만한 아이들 몇이

교대로 해먹에서 그들만의

무위를 즐기는 중이었다

일찍 철들어 버린것일까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만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드디어 아이들은 떠나고

초라한 등을 맡기는 순간


언 빌리버블!!!


검은 얼굴의 타이어 해먹

미치도록 연애하는 맘으로

그의 평화로운 진동에 온몸

송두리째 다 맡겨 버린다


블랙의 연인,

지극한 사랑을

도저히 에둘러갈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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