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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게 하고 싶은 말

"구름에게 듣고 싶은 말"

by 에스더esther

거기가 어디쯤이었던가

공주 알밤이 많았던

고소한 동네였을지도


무심코 올려다 본

푸른 하늘 도화지에

솜털같은 구름


한 낮 가로등 꼭대기

장난꾸러기처럼

낑 낑 매달려 있다


구름아, 힘들잖아

그렇게 대롱 대롱

매달려 있지 말고


훨훨 날아가렴

날개가 없어도

터보엔진 없어도


새털처럼 가볍게

어디든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잖아


오고 가는 이들

정겹게 바라보며

눈 웃음 주고받는


구름이 좋아

그렇게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문득 귓 볼 간지르는

소소한 바람 한 자락

살랑 거리며 다가와


그저, 그렇게 살아도

흐르는 대로 가만히

놓아 두어도 괜찮다며


구름이 전하는 인사

툭, 가슴에 안기고

제 갈길로 가버린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고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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