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낼 님도 없으면서 수 없이 이별하던 시절

"소도 없는데 소를 찾아나선, 심우장에서"

by 에스더esther

어느순간부터 였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


'님은 갔습니다,,,'를

외우고 또 외우던 시절


있지도 않던 님을

어찌나 많이 보냈는지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길'에서


님과의 이별을

수도 없이 했다

아마도 그 때의 이별이

시의 뿌리가 되었을지도


지금도 여전히

만해를 닮은


연애시가 쓰고 싶고

쌍둥이처럼 매어달린


이별도 감히

노래 부른다


시의 원천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나를 찾아 나선건지

소를 찾아 나선건지


두리번거리는

성북동에서


공원벤치 마중나온

만해 선생을 대한다


심우장 가는 길 일러주려

동네 어르신과 함께 앉은 모습


참,

다정하다

붉게 물드는

단풍나무


저 길을 건너야

비로소 만나고


만남을 채워야

다시 이별하는


님을 보내고 나서야

기어코 뒤돌아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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