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정마을에서는 단풍들도 사색으로 북적 북적

"성곽 끝자락 동네는 비둘기가 주인이다"

by 에스더esther

북정마을 계단 따라

알록달록 꽃이 피고


오래 전 세워둔

자전거에도


촘촘하게

풀이 자란다

성북동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성곽 끝자락 동네는

비둘기가 주인이다


단풍도 깊은 사색으로

북정에서 북적댄다

오래전 산동네에

지번이 새로 생기던 날


느닷없이 비둘기만이

주소가 없어졌다던


시인의 염려가

무색하게도

시무룩한 마을

가슴에 품고


지번쯤 없이도

비둘기들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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