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일상]
나는 지금 우울해서 글을 쓰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미칠 것 같다.
왜 난 글을 쓰거나 소리를 지르고 싶을까?
존재를 스스로에게 각인하고 증명하기 위함이다.
내가 여기 있음을 다른 나에게 이야기하고 알리는 것이다.
명치부터 목구멍 안까지 알싸하게
아래에서 위로 울컥하는 느낌이 든다.
눈물이 서서히 차올랐다가도
울 일이 아니란 생각에
어쩐지 멋쩍어져 눈물이 흐르진 않는다.
하지만 목구멍 근육은 그대로 긴장되어
침을 꼴깍 삼킬 때 조금 당긴다.
존재를 알리고 세상에 설명하고픈
원초적 본능이 있다.
나는 이것을 인간이 가진
창작하고 싶은 욕구와 같다고 본다.
창작은 곧 예술가 내면의 깊은 대화가
외부 세상과의 연결되는 순간이다.
내가 창작할 수 있는 것은 글이 전부라서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뇌 밖으로 결국 빠져나와버리는
그 말들을 적지 않고는 숨을 고르게 쉴 수 없다.
내가 만약 음악에 재능이 있거나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었을 텐데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터져 나오는 이것들을 주워 담아 정리한다.
우울해서 미칠 것만 같을 때
이 우주가 나를 빼놓고 큰 일을
벌이는 것 같아 소외감이 들 때
나는 내가 여기 있음을 이렇게 알린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 본능, 창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