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풍악도첩<문암관일출>, 해악전신첩<문암관일출>, <일출송학도>
그림을 찾다
구름을 밀어 올리며 해가 솟아오르고 있다
바람 소리가 엉겨 붙은 파도에 매달려
수평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들
경계가 붉은 하늘의 영혼
바다로 들어갔다
당신과 내가 뜨고 있다
겸재 정선의 그림 가운데 일출을 그린 작품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는 『신묘년풍악도첩(辛卯年楓嶽圖帖)』의 <문암관일출(文巖觀日出)>,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의 <문암관일출 >,『겸재정선화첩(謙齋鄭敾畫帖)』의 <송학일출도(松鶴日出圖)>가 있다.
신묘년풍악도첩 <문암관일출>은 1711년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그린 것이다. 그림 왼쪽 아래의 가까운 풍경을 보면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있고 높이 솟은 바위 위에 올라가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는 인물들이 보인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는 소나무와 집이 그려져 있다.
좋은 날씨에 일출을 본다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기 위해 겸재 정선은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그것을 그대로 화폭에 담으려고 바닷가를 지나 바위로 올랐을 것이다.
그러다가 Ω를 닮은 해돋이를 보았을 것이고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붉은 해가 수평선으로 솟아올랐을 것이다.
겸재 정선이 72세에 다시 그린 해악전신첩의 <문암관일출>은 신묘년풍악도첩의 <문암관일출>과 그려진 장소가 같다. 문처럼 생긴 바위가 우뚝하고 그 주변에는 소나무가 푸르다. 신묘년풍악도첩의 <문암관일출>보다 바위의 풍경을 간략하게 축약하고 느낌을 극대화하면서 두 개의 바위가 깎아지른 듯 서 있다. 너럭바위에는 어른들과 아이가 광활하고 아득한 바다를 바라보며 해돋이를 감상하고 있으며 가운데에 여백을 넓게 두어 일출 장면이 더욱 잘 드러나도록 하였다. 파도가 조용히 이는 수평선에서 붉은 핏덩이를 닮은 해가 솟구쳐 오르고 있다.
高城門巖觀日出(고성문암관일출)
金雞唱耶(김계창야) 人上高頂(인상고정)
금계가 울고 사람들은 산정에 오르지
目力所及(목력소급) 紅漲萬頃(홍창만경)
눈길이 미치는 곳은 붉은 물결이 만이랑이네
迢迢其望(초초기망) 杲杲猶遲(고고유지)
멀리 바라보니 밝은 빛은 오히려 더디네
幻輪頻呈(환륜빈정) 翔陽始躋(상양시제)
헛바퀴 자꾸 나타나더니 태양이 비로소 날아오르지
陸離上下之際(육이상하지제) 變態在玆矣(변태재자의)
땅에서 위아래가 떨어질 때 변하는 모습이 이곳이구나
문암관일출(文巖觀日出)
六龍初躍五雲奔(육룡초약오운분)
여섯 용이 처음 뛰니 다섯 구름 달아나고
暘谷離離赤浪飜(양곡리리적낭번)
해 돋는 곳 흐릿흐릿 붉은 물결 뒤집어지네
却憶小官曾候駕(각억소관증후가)
낮은 관리가 일찍이 어가를 기다린 것 생각하니
一團紅傘出端門(일단홍산출단문)
한 무리와 붉은 양산이 궁문을 나서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소장 <일출송학도>는 새해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넓고 푸른 바다 위로 붉은 해가 구름을 두르고 수평선 위로 떠오른다. 화면은 대각선 구도로 나누었고 왼쪽에는 우뚝한 소나무에 한 쌍의 학이 자리 잡고 있다. 소나무와 학은 장수를 나타낸다. 또한 학은 신선 세계와 태평성대 그리고 선비나 군자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으며 소나무는 변치 않는 지조와 절개를 의미한다. 그림을 보면 소나무 가지 위쪽에 정선의 자(字)를 새긴 낙관 '원백(元伯)'이 찍혀있다. 낙관 옆에 글귀는 '遵海而東(준해이동) 或此境界(혹차경계)'는 '바다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혹시 이러한 경계일까?'이다.
<참고자료>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관
호암미술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겸재정선미술관
고전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