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그림 속을 걷다 7

- 설평기려(雪坪騎驢)

by 빨간사과

설평기려(雪坪騎驢) - 눈 쌓인 벌판을 나귀 타고 가다

설평기려.jpg ( 설평기려 23×29.2cm 간송미술관 소장 )

- 겨울 나들이

지금 밖은 폭설입니다


밤사이 쏟아져 내린 눈

천근만근 하얗게 쌓이고

나뭇가지가

꺾이는 소리 찢어지는 소리

모든 게 갇힌 폭설입니다


아련한 미명의 빛이며

필묵의 그림자 아래

먼 산의 색깔은 하얗게 쌓인

눈발이 묻어 나오고

배경이 보이면 울퉁불퉁한 길입니다


무릎과 허리와 가슴에 차오른 폭설

눈에 보이는 것은

겨울의 색깔로 가득한 폭설입니다

설평기려.jpg ( 설평기려 부분 )

- 설평기려(雪坪騎驢)

어느 겨울 이른 새벽 밖을 나오니 온 천지가 밤새 내린 하얀 눈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길, 겸재 정선은 나귀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문득 생겼을 것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양천현아를 빠져나와 정처 없이 가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가야 할 길은 나귀에게 맡기고 눈에 들어오는 산마루와 골짜기와 산봉우리를 보니 선명하다. 차가운 겨울 나뭇가지에 눈꽃은 화사하고 어느 마을에 설중매가 피어 있으리라 생각하며 매화를 찾아가는 중일 것이다.


- 제화시

長了峻雙峰(장료준쌍봉)

길구나 높은 두 봉우리

漫漫十里渚(만만십리저)

아득한 십 리 벌판이로다

抵應曉雪深(저응효설심)

다만 거기 새벽 눈 깊을 뿐

不識梅花處(불식매화처)

매화 핀 곳 알지 못해라




참고


간송미술관

겸재정선미술관

호암미술관

https://www.daum.net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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