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이보게 겸재,
이보게 사천,
자네 둘은 말이야
둘의 깊은 우정은 둘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지
지기지우(知己之友), 막역지우(莫逆之友), 지음(知音), 죽마고우(竹馬故友), 망년지교(忘年之交), 지란지교(芝蘭之交), 수어지교(水魚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 단금지교(斷金之交), 관포지교(管鮑之交), 간담상조(肝膽相照)… 고상하고 그윽하고 아름답고 근사한 성어로 비유해도 조금도 부끄러움 없지
2.
나는 21세기 AI의 풍경으로
18세기 우정을 그린 그림을 보네
나는 21세기 AI의 언어로
18세기 우정을 담은 글을 읽네
그리고 18세기의 자연을 생각하네
시대가 변해도
AI가 우정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자연이 바뀌어도
AI가 마음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사랑과 마음과 우정을 AI가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아네
3.
누가 누구인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그림을 보면
왼쪽이 늙은 겸재(謙齋)인지 오른쪽이 늙은 사천(槎川)인지
아니면 왼쪽이 71살의 사천인가
오른쪽이 66살의 겸재인가
신선 같아 보일 뿐
화면 가운데 우뚝 선 독야청청한 소나무를 중심으로
바위를 등진 겸재와 사천
바위를 앞에 둔 사천과 겸재
먹과 벼루와 붓과 종이를 펼쳐놓으니
그림과 시의 만남처럼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네
물줄기가 흐르고 흘러간 세월만큼
자네 둘이 만난 시간이 오래되어서일까
마주하며 앉은 이날이 언제였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할 테지만
그림 오른쪽에는 사천 이병연의 시가 있다
我詩君畵換相看 (아시군화환상간)
내 시와 그대의 그림은 바꿔서 서로 보는데
輕重何言論價間 (경중하언론가간)
경중은 어떻게 말로 하겠으며 값으로 논할 수 있겠는가
시구 오른쪽에는 千金勿傳 (천금물전)이라고 “천금을 주어도 남에게 넘기지 말라”라는 낙관이 보인다.
<참고자료>
고전번역원 DB
겸재정선미술관
간송미술관
https://www.daum.net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