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두렵지 않습니다.

혼자 잘 사는 법에 대하여

by 페트라


“내 스스로를 잘 돌봐야 해.”



근 몇 년간 많은 시절인연들을 떠나보내면서 배운 것은, 결국 내 편은 내 자신과 가족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내 약점을 드러낼수록 사람들은 어떻게든 공격하더군요. 그 사람들을 원망하다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나를 공격하는 저 사람들도 그들만의 지옥에서 살고 있음을. 그 같잖은 사연팔이에 여유가 없어 공격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고독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20대 후반부터 늘 고민했던 것은 인간은 왜 외로움을 달고 살아야 하는지, 이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집착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더 외로워지는 이 심연 같은 감정은 마치 저 방구석 깊숙이 박혀 있는 작은 판도라의 상자 같달까요. 치우지도 못하겠는 애증이었습니다.


그러다 일련의 변곡점들을 마주하고, 시절인연을 떠나보내니 똑똑히 알겠더군요. 그 상자를 열어서 꺼내고 추잡한 광경을 목도해야 해소된다는 걸요. 마주하고 나니 제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모습을 제가 인정해야지, 누가 해주겠습니까.




이제야 스스로 돌보는 법을 조금 깨달았습니다. 그간 질책만 했습니다. 저에게 좋은 걸 먹이고, 입히는 것만 돌보는 게 아니더라고요. 제 안의 온갖 추잡한 걸 꺼내서 봐주고, 인정만 해줘도 현대인의 정신병 80%는 해결될 겁니다. 여기서 저는 외로움뿐만 아니라 고독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충족함과 자족감을 배웠습니다. 그 누가 박수를 안 쳐줘도 괜찮습니다. 제 스스로 그 누구보다 노력했다는 걸 알고 있으니 됐습니다. 가족이라 생각했던 친구가 저를 비난하고 얕봐도 괜찮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애초에 여유가 없는걸요.




그 많은 인간들을 떠나보내며 배운 건 제 가치를 구걸하러 다니지 않게 된 것입니다. 더 이상 피곤한 인간관계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 바에 가끔씩 연락하는 고등학교 동창과 첫 회사에서 만난 팀장님들과 이어나가겠습니다. 그들은 진심으로 저를 생각해 주는 친구이니까요.


차라리 혼자 있겠습니다. 독서나 하지요. 책에서 말해주는 수많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더 이상 혼자가 두렵지 않습니다. 조용히 흙바닥을 보며 산책하고, 새소리를 듣는 게 더 평화롭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회부적응자라고 비난하실 수도 있겠죠. 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성향이 다른 걸로 치죠. 괜히 피곤하게 싸움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만, 먼저 걸어온다면 또 봐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제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자식이라 싸움에서는 지지 말라고 배웠기 때문에 먼저 걸려온 싸움에선 항상 전투태세로 임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고독을 아는 사람들 은 더 이상 두려울 게 없기 때문에 웬만하면 안 건드는 게 좋습니다. 미움, 비난, 힐난받을 용기가 있기에 어느 선상에 올라가도 꿋꿋하게 두 발로 버티거든요. 지구력이 좋습니다.




갑자기 왜 고독에서 전쟁터 같이 글이 변했냐고요? 그야 세상은 전쟁터이고, 인생은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어떤 분은 아니꼽게 생각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요. 본심은 이겁니다.



조용히 있을 때 만만한 줄 알고 건드는 분들.

경고합니다.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지나쳐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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