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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트라 Jan 12. 2023

새해는 어떤 의미냐고요?

저에겐 다소 거지 같은 의미입니다.


오늘도 출근하기 싫어서 밤 11시가 넘도록 잠이 들지 못해 스마트폰만 멍하니 본다. 최근에 앱테크 때문에 몇 번 접속한 페이스북 계정이 갑자기 생각나, 올렸던 게시글을 슥슥 넘겨봤다.


그때 당시 페이스북은 지금 인스타그램 급으로 SNS 채널 중 독보적인 1위 채널이었는데, 그때의 내 나이는 갓 스무살이었다. 대학교에 갓 입학하고 한창 동기들과 무리 짓기에 들어갈 무렵이었다.


게시글을 하나 둘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찔해졌다. 왜 그랬지? (물론 지금도 뭐팔저팔 낮게 읊조리지만) 그때의 나는 정도가 넘어설 정도로 욕을 많이 해댔다. 뭐가 그렇게 강해 보이고 싶었을까. 이제 나이가 계란 한 판이 되니 현타가 아주 세게 몰려왔다. 정말 치기 어리고 어리석었구나.


이렇게 또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 충격적인 언행들을 보고 나니 이제는 좀 어른스러운 척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 다짐의 의미로 글을 끄적여 본다.


난 왜 예나 지금이나 항상 괜찮은 척을 할까 의문을 품으면서, 왜 사람은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을 하며 살아가야 되는지 연결되다 결국엔 내 시야가 너무나 좁다는 걸 깨달았다.


인생은 누구나 처음인데 나만 왜 이렇게 미숙해야 하는지, 왜 나만 뒤처져야 하는지 이런 날 것의 감정들이 울컥 솟아올라 급히 사고를 전환했다. 자기 연민만큼 추한 건 없으니.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 사는 건 원래 고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감내하면서 살다가 별로 돌아가는 게 숙명이려나. 대학교 때 그렇게 찾아 헤매던 삶의 의미가 또다시 크게 다가온다. 작년 초가을부터 우울해져 글도 쓰기 싫어졌는데 우울증이 온 건가. 새해는 나에게 이런 거지 같은 생각의 연결들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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