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34. 대놓고 내가 많이 하는 말
"아따 날이 참 지랄 맞네."
꽃할매가 머리를 툭툭 털면서 서점에 들어왔다.
"우산은요?"
꽃할매는 자신의 곱슬 머리에 착지한 빗방울들을 시크하게 털어내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수건을 챙겨 꽃할매 쪽으로 다가갔다.
"아니, 내가 나설 때까지는 비가 안 왔으니까~ 우산을 안 챙겼지."
"비 좀 피하고 가세요."
"그래~ 다방 커피 한 잔 부탁해."
"네."
그렇게 꽃할매는 비를 피할 겸, 자리에 앉아서 다방 커피를 마셨다.
잠시 후, 서점에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젊은 아이 두 명이 들어왔다.
"엄마가 개학선물로 시계 사줌"
"지랄 하네. 너 오빠꺼 훔쳐 온 거 아님?"
"응. 자기 소개"
"지랄."
"야! 욕 좀 그만 해."
"지랄이 왜 욕이야? 지랄은 욕이 아님."
"누가 그래?"
"울 언니가!"
"지랄."
"너도 하네!"
"헐! 너때문이잖아!"
아이들은 서점 주인인 내 앞에 오기까지 대화가 쉼이 없었다. 그리고 내 앞에 섰다.
"아이스티 있어요?"
"응."
"두 잔이요!"
"계산은?"
"요걸로 할게요~"
친구는 시계에서 카드 어플을 켜서 시계로 계산을 했다.
"봤냐?"
"대박! 완전 부럽. 너님 부자니까 내 아이스티도 사주세욤."
"머래."
결국 시계로 결제한 친구가 다른 아이의 음료까지 계산했다. 그리고 그들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최근 들어 독립서점을 찾은 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있다.
바로, '지랄'.
어떤 이는 호쾌하게 웃으면서 '지랄'을 말했고,
어떤 이는 분노를 참지 못하며 '지랄'을 말했고,
어떤 이는 장난치면서 '지랄'을 말했다.
생각해보면서 나도 젊었을 때 무의식 중에 '지랄'이라는 말을 많이 남발했었다. 아니, 남발했다고 들었다. (정작 한 사람은 잘 인지하지 못하기에 민원을 들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 때 나는 '지랄'은 욕이 아니라 삶의 '여흥구' 같은 것이었기에 쉽게 뱉었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지만, 불쾌해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근데,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지라...)
"참 지랄 맞구먼!"
나는 핸드폰으로 주식창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곤,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이 <독점>내에 있는 사람들은 내 말을 듣지 못한 듯 하다.
"저 지랄 말이야."
바로 그 때, 꽃할매가 내쪽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 들으셨어요? 무의식 중에 내뱉..."
"뭔 소리야? 저쪽에 진열되어 있는 책 말이야. 저 지랄, 저거 내용이 뭐야?"
"아, 저 책이요!"
꽃할매는 이번 주 독립 서점 <독점>에 진열된 책에 관심을 보였다.